노조 “경영실적 초과달성” 추가 성과급 요구
회사쪽은 “임금 타결 뒤 재협상은 노조 생떼”
회사쪽은 “임금 타결 뒤 재협상은 노조 생떼”
13년 연속 무쟁의로 임금 및 단체교섭을 타결해 온 울산 현대중공업 노사가 추가 성과급 지급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26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어 회사 쪽에 올해 7월 임금교섭에서 타결한 성과급 368%에다 추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회사 쪽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노조가 추가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회사의 경영 실적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1~11월 선박수주량은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포함해 246억달러로 연초 잡았던 목표액 174억달러보다 72억달러(41.3%)를 넘어섰다. 매출도 지난해 12조5547억원보다 2조6453억원(21%)이 많은 15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도 지난해 7128억원에서 올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쪽은 2분기 경영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임금교섭을 체결했으나 3~4분기의 경영 실적이 훨씬 나아졌으므로 성과급을 더 지급해야 한다는 태도다. 노사 합의안에도 368%의 성과급 외에 경영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더 줄 수 있다는 의미로 최소 368%로 표기했다고 주장한다.
이달 초 들어선 현 집행부가 지난 10월 치른 선거에서 조합원들이 “경쟁사인 현대자동차 노조에 견줘 올해 임금교섭 타결 내용이 뒤진다”며 같은 현장조직(노동자민주혁신투쟁위원회)의 전 집행부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는 것을 의식해 추가 성과급을 받아내겠다고 약속한 속사정도 있다.
회사 쪽은 올해 임금교섭의 유효기간이 내년 5월 31일인데도 노조가 생떼를 쓰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노사가 몇개월에 걸쳐 합의한 사항을 뒤집고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면 타결 뒤 재협상이란 새로운 선례를 만드는 것이 되고, 이는 앞으로의 노사 협상에 부담을 주게 되면서 재계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음 선거에서 강성 노조 집행부가 등장하는 빌미를 만들지 않기 위해 회사는 적당한 수준에서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고 노조는 파업을 하지 않고 이를 받아들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는 하나 결과가 주목된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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