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후원에 학교는 시설 무상제공 등 화답
울산 울주군 온산읍 삼평리 삼평초등학교 5~6학년 30여명은 지난 3월부터 최근 겨울방학 직전까지 학교에서 수요일마다 점심을 먹은 뒤 2시간 동안 무료로 원어민 영어수업을 했다. 이는 온산공단 안 한국석유공사 가스전관리사무소에서 통역 등을 담당하는 말레이시아 직원을 원어민 교사로 보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학교 송준화 교장은 “지역기업의 작은 손길이 학교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과 울산상공회의소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사랑 학교사랑 1사1교 자매결연운동’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자매결연운동은 지난해 8월 울산시교육청이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효과와 함께 학생 및 지역주민들의 지역기업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울산상공회의소에 손을 내밀면서 시작됐다. 이에 울산상공회의소는 지역학교 1곳에 최소 지역 기업체 1곳을 연결하는데 앞장섰다.
자매결연을 맺은 지역기업은 학교 시설개선 후원금과 불우가정학생 장학금 등 학교 쪽에 현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첨단시설 견학 등 학생들한테 살아있는 다양한 현장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는 기업체 휴무일에 맞춘 효도방학 시행, 운동장·강당 등 학교시설 무료 제공, 지역기업 생산품 사주기 등으로 화답한다. 특히 울산시교육청은 내고장 기업과 이 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 등을 교과서에 실어 학생들이 지역기업을 올바로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가르친다.
자매결연운동은 성과를 나타내 참여기업이 지난해 말 14곳에서 이달 현재 170곳으로 크게 늘었다. 덕분에 전체 지역학교 217곳 모두가 1곳 이상의 지역기업을 후원자로 두게 됐다. 울산시교육청이 지난해 8월 자매결연 추진단을 꾸린 뒤 1년5개월만에 기업과 자매결연맺기에 100% 성공한 것이다. 학교발전기금도 지난해 50여억원에서 올해는 80여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재환 울산시교육청 재정과장은 “겉으로 드러난 성과 외에도 학생 및 학부모들과 기업들의 유대감이 깊어지고 내고장 기업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더 높아지는 등 무형의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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