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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43억 드는‘버스정류소 디자인’ 검증은 대충?

등록 2008-01-02 20:45

경기도 108곳 환승거점 정류소 새단장 추진
투명유리 사용해 여름철 ‘찜통’·안전 우려도
경기도가 43억원을 들여 도내 108곳의 환승 거점 버스정류소를 경기도의 전통적인 멋과 기능이 담긴 버스정류소로 공공디자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로 바뀔 버스정류소에 쓰일 떡살 무늬 문양이 경기도의 대표적인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데다 유리로 이뤄진 버스 정류소 대합실 안정성 등 각종 문제점을 묵살한 채 결정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경기도의 ‘환승 거점 정류소 개선사업’을 보면 올해 6월 말까지 수원시 14곳, 부천시 4곳 등 버스와 지하철의 환승 인구가 많은 도내 28개 시·군 108곳의 환승 거점 정류소를 공공디자인해 개선한다. 공공디자인이란 시민의 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각종 공공사업에 디자인을 접목해 합리적으로 꾸미는 것으로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유행을 타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바뀔 환승 거점 버스 정류소 개선 사업에는 2개 업체가 응모해 이 중 1개 업체가 선정됐다. 해당 업체는 떡살 무늬를 주제로 한 지붕 문양을 비롯해 천장과 대합실 쪽 뒷면의 재질을 유리로 만들어 투명하게 비치도록 했다. 경기도 행정디자인실의 이인수 공공디자인 담당은 “떡살 문양은 경기도의 고유 대표 브랜드인 쌀과 들꽃의 모양을 합성했다”며 “유리에 안전필름을 덧붙여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액이 들어가는 버스정류소 공공디자인 사업이 사전에 제대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내 한 대학의 전문가는 물론 경기도 행정디자인실 내부에서는 “떡살 무늬가 경기도의 대표적 정체성과 전연 관련성이 없으며 이미 공모전에서 우수상으로 당선된 작품을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의 한 공공디자인 전문가는 “빛이 통과되지 않도록 한 서울시와 달리 투명 유리로 만들 경우 여름철에는 찜질방이 될 가능성이 높고 유리가 깨질 경우 노약자 등의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고 기능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런 지적 속에서 버스정류소 공공디자인이 독단적으로 결정됐다는 주장까지 나와 논란이 뜨겁다. 경기도 행정디자인실의 관계자는 “경기도의 정체성을 나타낼 디자인 선정 등 중요 문제가 외부에서 이뤄진 뒤 팀원들은 결과를 통보받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정된 업체가 예산이 적다며 유리에 반영구적으로 부식시켜야 할 떡살 무늬를 씨티필름으로 해서 접착시키겠다는데 이럴 경우 사후 관리는 전연 보장되지도 못하고 예산만 더 낭비하게 되는데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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