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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제 할일이 많다는 건 차라리 부끄러운 일”

등록 2008-01-03 21:20

동범상을 받은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안건수(가운데) 소장과 외국인 노동자·이주여성 등이 3일 오후 수상에 앞서 한자리에 모였다.
동범상을 받은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안건수(가운데) 소장과 외국인 노동자·이주여성 등이 3일 오후 수상에 앞서 한자리에 모였다.
청주 ‘외국인 노동자의 형’ 안건수씨
심리 상담·인권 고충 처리·노동자 지역축제까지
매해 2천명에게 손길…모범 시민운동가 상 받아

충북 청주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인권복지회 안건수(46)소장은 날마다 외국인을 만난다.

하루를 살면서 어쩌면 국내 사람보다 외국인을 더 많이 만나는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임금·퇴직금 관련 상담 174건, 가족 상담 54건, 기타 23건 등 공식 상담·처리만 241건이다.

불법체류 사실이 적발돼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상담, 기업체 순회 상담 등을 포함하면 하루 평균 5~6명은 만난다.

날마다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주 여성 등 소외 계층을 만나면서 노동법 등 관련 법규를 설명하고 상담하는 데 도가 텄다.

안 소장은 “돈 벌이 목적이 아니라 그들의 말을 듣고, 고민을 해결해 주려고 외국인을 많이 만나는 사람 가운데 다섯 손가락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외국인 노동자의 형’, ‘이주 여성의 오빠’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 충북 외국인이주노동자지원센터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부터다.


청주 뿐아니라 청원·음성·진천·단양·제천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이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 나면서 임금체불, 구타·폭행 등 인권문제를 넘어 국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외국인들의 복지 까지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에서 2004년 11월 외국인 노동자 인권 복지회를 만들었다.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주 여성 등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과 상담으로 복지회 사무실은 소외 외국인들의 사랑방이 됐다.

일을 찾지 못한 외국인들에게 밥·잠자리를 나눠주는 쉼터까지 만들었다. 지금은 10~15명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심리 상담 프로그램의 하나인 ‘영화로 말해요’는 효과 만점이다.

외국인들은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의 생활을 다룬 <자전거 이야기> 등 영화를 보며 인권·복지를 이야기하고 대안을 찾고 있다.

아시아 평화의 풍물 장터, 전통 민속놀이 체험, 패션쇼, 장기자랑, 체육대회 등이 어우러진 대전·충청 외국인 노동자 지역특화 문화축제는 지역에 사는 외국인들의 즐거움을 넘어 정체성을 확인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는 3일 오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지난 한햇동안 빼어난 활동을 한 시민운동가에게 주는 동범상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그와 인연을 맺은 외국인 노동자·이주 여성 등이 찾아 함께 기뻐했다.

그는 “앞으로 외국인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부끄러운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외국인이 아니라 동료·이웃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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