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대기업 성과급 ‘펑펑’-비정규직 해고 위기 ‘덜덜’
울산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호황에 힘입어 많게는 900%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반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의 칼바람에 떨고 있다.
노사가 추가 성과급 지급 여부를 두고 마찰을 빚었던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연초 목표액보다 크게 늘어나 387%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합의한 368%보다 19% 늘어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3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사가 약속함에 따라 미지급된 성과급 100%를 지난달 28일 지급한데 이어 같은달 31일 정기 상여금 100%를 지급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영업실적이 애초 목표액보다 늘어남에 따라 올 2~3월 주주총회를 즈음해 노조에 약속한 성과급 368%에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추가로 지급한 수준의 성과급을 별도로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급등에도 지난해 900%의 성과급(기본급)을 각각 지급했던 에스케이에너지와 에쓰-오일은 올 2~3월 주총에서 이변이 없으면 지난해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계약 해지에 반발하며 7개월째 투쟁을 벌이고 있는 홈에버 울산점 노조원 10여명은 지난 7월부터 매장 안에서 불매운동을 벌이고 집회 등을 벌여 업무 방해혐의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상태다. 노조원들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은데다 회사도 지난달 27일까지 복귀한 노조원은 민·형사책임을 묻지 않고 복귀를 거부한 노조원은 책임을 묻기로 해 무더기로 중징계를 당할 처지다.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해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줄줄이 해고 또는 계약 해지를 당한 효정재활원의 간병사 10여명은 소송 등으로 맞서고 있으며, 유선망 신규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울산중앙케이블방송 정규직 직원 40여명은 회사의 외주화에 맞서 넉달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브라운관 공정 철수로 일터을 잃은 삼성에스디아이 부산공장 사내 하청업체 하이비트 소속 여직원 20~30여명도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울산시청과 공장 앞에서 장기간 계속했던 천막농성을 일시 중단했으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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