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국가기관인 경찰청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강제로 해직된 경찰관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의 정당한 복직 권고를 경찰청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무시하는 것은 명예를 회복하고 억울함을 풀기를 바라는 피해자의 가슴에 다시 못을 박는 일입니다.
저는 1977년 2월 전남경찰청 고흥경찰서 두원지서장으로 재직중이었습니다. 당시 나이는 40살이었고 계급은 경사였습니다. 유신독재의 서슬이 퍼렀던 당시 광주 양림교회에서는 유신을 반대하는 시국집회가 열렸고 참가자들을 무자비한 탄압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박재봉 목사, 은명기 목사, 김경천 광주여자기독교청년회 간사, 김영진 전남기독교청년회장 등 재야인사들을 도피시켰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 광주지부에 연행됐습니다. 2박3일 동안 모진 고문과 협박을 받은 끝에 강제로 사직서를 내고 곧바로 해직을 당했습니다.
이후 억울함을 풀길이 없었으나 2001년 4월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에서 관련자로 인정받아 다소나마 위안을 받았습니다. 보상심의위는 이어 2004년 12월 전남경찰청에 복직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전남경찰청은 지난 3월30일 정년이 넘은데다 중앙정보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됐다는 근거가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로 복직을 거부했습니다. 보상심의위가 관련성을 인정한 만큼 강제 해직은 증명된 것이라고 따지자 그쪽에 명예회복과 보상방법을 알아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고 참으로 허탈하고 참담했습니다.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나 사용자로부터 인사상의 차별대우 및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명시한 법규정은 어디로 갔습니까. 과거사 조사기구를 발족하고 민주경찰을 내세우는 경찰청의 다짐은 한낱 구호에 불과합니까? 경찰청은 정당한 복직 요구를 수용해 준법의 모범을 보여야만 합니다.
채방웅/광주시 학동 639-9 11통 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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