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초등학교서 식기 200만원어치 사라져
‘지난해 스테인리스 노린 교문 절도도 10여건
‘지난해 스테인리스 노린 교문 절도도 10여건
울산 남구 ㄷ초등학교 조리사 문아무개(여)씨는 지난 4일 별관 1층 급식소를 점검하다가 깜짝 놀랐다. 식기 건조기 안에 보관하고 있던 식판과 젓가락, 숟가락 등이 없어진 것이다. 없어진 물품은 1450개의 식판(137만여원)과 수저 1450벌(43만여원) 등으로 피해액은 196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다행히 방학이라 학생들이 점심을 거르지는 않았지만 학교 쪽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학교 쪽은 방학중이지만 행정실 소속인 조리사 문씨가 날마다 출근해 급식소를 점검하고 있으며, 낮에는 개방된 학교 운동장에 주민들이 즐겨 찾고, 야구부 선수들도 훈련을 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3일 밤~4일 새벽에 누군가가 급식소에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식판의 무게가 성인 혼자서 들기엔 무거운 점을 고려할 때 2~3명이 훔쳐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교로부터 경비 업무를 위탁받은 경비업체는 자동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면 학교 급식소와 경보기의 설치 위치 등을 미리 알고 있는 전문털이범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엄태섭 교감은 “훔칠 것이 따로 있지 어린 학생들이 이용하는 식판까지 가져가는 세태에 기가 막힌다”며 “자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식기라면 훔쳐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앞서 지난해 4~11월 울산의 초·중·고교 10여곳의 접이식 교문이 통째로 없어지기도 했다. 도난당한 교문과 식판 등은 모두 스테인리스강으로 돼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스테인리스강이 일반 철제보다 비싼 점을 노린 도둑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지난해 교문이 잇따라 사라진 뒤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 기물 등의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으나 식판마저 도난당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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