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4 서울 서베이’ 결과 역시 강남 지역에 학력과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으며, 주민의 행복지수도 다른 곳보다 높았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올해 2월까지 2만 가구와 5천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면접·조사하고 210여개 행정 지표를 수집 분석해 13일 발표한 ‘2004 서울 서베이’ 결과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진단하고 시정 운영의 준거로 삼기 위해 이 조사를 했다. ‘소득 400만원 이상’ 최고 2배 차이
행복지수도 10점 만점에 6.6 ‘최고’ ◇ 강남·비강남 격차 여전=서울을 5대 권역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소득, 학력, 교육환경 등에서 강남과 비강남의 차이는 여전했다. 5대 권역은 △도심권(종로·용산·중구) △동북권(성동·광진·구로·금천·동대문·중랑·성북 강북·도봉·노원) △동남권(서초·송파·강남·강동)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등이다. 가구주가 4년제 대졸 이상인 비율은 동남권(36.1%)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서남권(24.8%), 도심권(22.6%) 순이었다. 학력 차이는 소득 격차로 연결돼 월 소득 400만 원 이상 가구도 동남권은 20.1%로, 서북권(8.7%)에 견줘 2배 이상 많았다. 아파트에 사는 비율도 동남권이 51.8%로, 서북권(20.7%)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사교육비 비중도 동남권(16.0%)이 가장 높았다. 동남권은 행복지수에서도 10점 만점에 6.6점으로 가장 높았다. ◇ 문화도시 갈 길 멀다=문화 인프라는 개선됐지만 이용률은 오히려 줄었다.서울 시내의 전시시설은 92곳, 공연시설은 386곳으로 2003년의 84곳, 348곳에 견줘 10% 이상 증가했다. 또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예술단체 가운데 문예기금을 신청한 곳 역시 655개로 작년 413개 보다 59%가 증가했다. 그러나 86~93%의 서울시민이 미술관·대중음악 콘서트 장·스포츠 경기장을 일년에 단 한 번도 찾지 않았으며, 연평균 방문횟수도 2003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서울시내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 역시 조사 대상의 56.7%가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고, 참여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2003년 28.2%에서 22.8%로 줄었다. 참여자 가운데 만족한다는 응답은 46.9%에 불과했다.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려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수돗물 불신 여전=1인당 공원녹지의 면적은 지속적인 공원녹지 확충 사업으로 인해 2003년 4.64㎡에 견줘 1㎥ 늘어난 5.64㎡로 조사됐다. 미세먼지 오염도는 61㎍/㎥로 작년 69㎍/㎥에 견줘 감소했으나 여전히 서울시 환경기준(60㎍/㎥)을 웃돌았다.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2003년 2회에서 9회로 크게 늘어 대기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은 지천 오염도가 2003년 7.4(㎎/ℓ)에 비해 6.8(㎎/ℓ)로 낮아졌다. 그러나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서울시민은 조사대상의 0.5%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정수기를 사용(42.6%)하거나 끓여 먹는 것(38.2%)으로 나타났다. ◇ 이 도시 안전하지 않다?=2003년에 견줘 흉악사건, 가정폭력, 화재건수,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모두 줄어들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서울이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다. 화재발생은 2003년 5503건에서 5421건으로, 살인·강도 등 흉악범죄는 3013건에서 1884건으로, 교통사고는 5만9181건에서 5만7307건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도시 위험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전체적으로는 2003년(5.85점)과 비슷한 수치인 5.76점으로 나타났으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은 2003년 6.26점에서 6.51점으로, 밤길에 대한 두려움은 6.35점에서 6.47점으로 오히려 늘었다. 구별로는 광진구(6.25점), 구로구(6.24점), 동작구(6.14점), 금천구(6.12점) 순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용산(5.29점), 도봉구(5.37점), 노원구(5.45점), 강남구(5.44점)와 서초구(5.55점) 순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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