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록장학회 12년째…자판기수익·아내 유품 등 “인재 양성에 써달라”
강원도 최전방 산골지역인 양구군에서 장학기금 기탁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구군은 14일 향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지난 1996년에 설립한 양록장학회가 이날 현재 54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양록장학회는 설립 첫 해 2월2일에 양구군과 장학회 위원이 함께 출연한 3억3천만원의 기금을 토대로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해마다 평균 4천만원의 기탁금이 접수됐다. 지난해에는 1억2200만원이 들어오는 등 해가 갈수록 장학금 기탁 열기가 작은 두메산골 읍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기탁한 장학금 가운데에는 양구에서 학교에 다니던 시절 양록장학금으로 공부를 한 안혜진 교사가 100만원, 장씨 대종회 양구군 종회(대표 장기철) 200만원, 경기도 수원거주 양구군민회 50만원, 해마다 커피자판기 수입을 기탁하는 전영식씨의 50만원 등 74명의 인사들이 형편에 따라 50만~200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정성에 담아 기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억원을 기탁하기로 약정한 읍내 보생당약방 대표 김동석씨의 사연은 큰 감동을 주고있다. 김씨는 부인이 세상을 뜬 뒤, 유품을 정리하던 중 내년 4월에 해지되는 정기예금 통장을 발견하고 만기가 되면 장학금으로 내기로 양구군에 약속해 최전방지역의 매서운 겨울추위를 녹이고 있다.
게다가 6·25 전쟁 뒤, 지금은 북한지역에 편입된 수입면 출신 실향민들이 주머니에 고이 간직하던 쌈짓돈 3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아 감동을 두 배로 만들고 있다.
양록장학회는 이런 기금으로 지난해 167명의 학생에게 총 1억4700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등 그동안 모두 1814명에게 13억700만원의 장학급을 지급해 학업을 도와줬다.원거리 통학생과 진학반 교사가 사용할 임대주택 5채도 확보해 편안하게 수업준비를 하도록 지원했다.
전창범 양구군수는 “중·고등학생에게 서울 유명학원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도록 지원하고 우수강사 초청 대입설명회 개최, 우수학생 해외어학연수 등도 적극 도와 최전방지역에 사는 관내 학생들의 실력이 도시지역 못지않게 쑥쑥 올라가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kimjh@hani.co.kr
김종화 기자 kim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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