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이 스스로 재활단을 꾸려 공공기관에서 폐기된 난 화분 등을 수거해 분갈이를 하고 촉을 다듬어 상품성있는 화분으로 재생시키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 ‘재활 화훼사업단’ 쪽방 거주자 등 38명
폐화분 재생 ‘신명’…“재기해 다시 가족품으로”
폐화분 재생 ‘신명’…“재기해 다시 가족품으로”
‘은은한 난 향기에 삶의 의욕을 싣는다’
대전시 중구 산성동 대전동물원 뒤쪽 보문산 남쪽 자락 야트막한 언덕에 검은 거적으로 햇빛을 가린 100평 남짓의 비닐집. 작은 화원인 이 비닐집에는 꽃집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중년 남성 38명이 투박한 손이지만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난초를 어루만지고 있다.
이들은 사연 많은 굴곡진 삶을 뒤로 한 대전지역 쉼터 노숙인과 쪽방 거주자들로 숯에 난을 심는 작업, 즉 ‘숯부작’을 만들며 재활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래서 이 곳은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재활의 화원’인 셈이다.
대전의 노숙인들은 4개의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는 80여명과 거리 노숙인 70여명 등 15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70~80명은 단순근로사업을 할 수 있는 노숙인으로 일을 통한 가정복귀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이들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며 년 전쯤에 재생 가능한 화분을 수거해 상품성있는 아름다운 화분으로 ‘재활’시키는 ‘노숙인 재활 화훼사업단’을 발족했다. 아직 수익이 나서 번듯한 화원을 차릴만 한 정도는 아니지만 영하의 칼바람을 녹일 만큼 이들의 근로의지는 뜨겁다. 더구나 올부터는 폐화분, 처음에는 영전 등의 축하 화분으로 온 것이지만 이제는 빛바랜 축하 난 화분을 공공기관에서 수거해 분을 나누고 촉을 어루만져 새로운 축하 난으로 재생하는 작업을 추가해 신이 난 상태다.
알코올중독으로 가출해 노숙인이 된 현아무개(56)씨는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주고 가장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더구나 꽃을 통해 재활할 수 있으니 부러울게 없다”며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구미공단의 전자제품회사에서 근무했던 손아무개(48)씨는 “실직 뒤 2년 간 노숙생활을 하다 일을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열심히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들의 재활의지에 각급 공공기관도 거들었다.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에서 비닐집 터 200평을 마련해주고, 케이티앤 지에서는 비닐집 건립비를 댔으며, 한국토지공사 대전충남본부에서는 폐화분 수거에 필요한 트럭을 지원했다.
이들에게 난 화분 재생사업을 권유한 대전시 노숙인 담당자 정기룡(47·6급)씨는 “이들의 사회적 일자리로 공공기관의 인사철 때 넘쳐나는 축하 난 화분이 머리에 떠올랐다”며 “판로만 안정적으로 개척되면 수익성이 뛰어나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이들에게 난 화분 재생사업을 권유한 대전시 노숙인 담당자 정기룡(47·6급)씨는 “이들의 사회적 일자리로 공공기관의 인사철 때 넘쳐나는 축하 난 화분이 머리에 떠올랐다”며 “판로만 안정적으로 개척되면 수익성이 뛰어나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