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월드컵경기장 앞마당에서 한국외발자전거협회 대구모임 회원들이 어울려 외발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외발자전거협회 대구모임, 회원 100명 넘어
‘6살~60대’까지 한 바퀴 자전거로 한 마음
‘6살~60대’까지 한 바퀴 자전거로 한 마음
한 바퀴로 가는 자전거. 지켜보는 사람들의 얼굴에 긴장이 가득하다. 정작 타는 이들은 싱글벙글 여유만만하다. 한참을 서서 지켜보던 초등학생이 용감하게 도전했지만 한 손으로 철제난간을 붙잡고서도 쉽게 자전거 안장에 올라타지 못한다. 곁에 있던 아버지가 올라타 보지만 이내 미끄러져 버린다.
한가로운 일요일인 3일 오후, 대구월드컵경기장 주변엔 외발자전거 행렬이 산책 나온 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국외발자전거협회 대구모임 회원 30여명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경기장 주변을 휘휘 도는 모습은 좋은 볼거리다. 화려한 무대의 번쩍이는 은빛 바퀴는 아니지만, 초등학생들이 손잡고 줄지어 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서커스 못지않다.
오상훈(11·남산초 4)군은 요즘 외발자전거 덕분에 어깨를 쫙 펴고 다닌다. 1년 전 우연히 가족끼리 두류공원에 나갔다가 이 모임 회원들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에 반해 도전하게 됐다. 금세 혼자서 탈 수 있게 되더니, 날이 갈수록 부쩍 실력이 늘었다. 지난해 가을, 학교 학예회 때 외발자전거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상훈이 어머니 박영주(34·대구 남산동)씨는 “동생도 타는 두 발 자전거를 못타서 낑낑대던 아이가 외발자전거를 배우더니 자신감을 얻어 요즘은 활기가 넘친다”며 “덕분에 온가족이 배워서 주말마다 함께 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모임 회원들은 대부분 상훈이네처럼 우연히 공원에서 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2005년 예닐곱명이 시작했는데 이제는 회원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꼬박꼬박 정기모임에 나오는 이들만 30~40명으로 외발자전거 동호회로는 전국에서 손꼽힌다. 10만원쯤 하는 자전거만 구입하면, 따로 비용이 들지 않아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회원들이 많다 보니, 6살부터 예순이 넘는 어르신까지 나란히 외발자전거에 오른다.
대구모임 회장인 임대근(31·대구 매호동)씨는 “색다른 스포츠를 즐긴다는 공통점 때문에 소방관, 의사, 태권도 사범, 무역회사 직원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대구시민생명축제에서 단체로 외발자전거 시연을 한 뒤부터 갖가지 지역 행사 때 심심찮게 초청도 받고 있다. “다같이 월드컵경기장 한 바퀴 돌고 올까요?”라고 임씨가 소리치자, 회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줄지어 따라나선다. 바퀴 하나에 의지한 채 서로 손을 맞잡거나, 두 팔을 쫙 뻗어 달려나가는 외발자전거 행렬이 경쾌하게 찬 바람을 가른다.
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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