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매출·영업이익 증가 약속대로 950% 지급해야”
회사 “환차손 영향 순이익 감소 예상…700%만 줬다”
회사 “환차손 영향 순이익 감소 예상…700%만 줬다”
국내 대표적인 정유회사인 에쓰-오일 노사가 경영 성과급 지급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에쓰-오일노조 신진규 위원장은 12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온산공장 안 노조사무실에서 7일째 단식농성을 벌였다. 노조 간부 50여명도 날마다 교대로 노조사무실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 11일 사미르 에이 투바이엡 대표와 울산공장 하성기 공장장 등 2명을 단체협약 위반 혐의로 울산노동지청에 고소했다.
노조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4~18% 가량 늘어났으므로 회사는 지난해 10월 체결한 임금합의서대로 전년도에 지급한 95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함에도 700%만 지급했다”며 “최소 250% 이상의 성과급을 더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회사 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늘어났으나 환차손의 영향으로 당기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200억원 줄어들 것이 예상되므로 임금합의서 위반은 아니다”며 추가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최정택 노조 부위원장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었는데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며 “회사는 경영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반박했다.
이 회사는 학자금 등 복리후생비를 포함해 종업원 1인당 평균 연봉이 9천만원에 이르러 파업이 벌어지면 노사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파업 등 극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이 회사는 1976년 옛 쌍용양회와 이란의 국영석유회사 엔아이오시(NIOC)사가 함께 설립했으나 80년 쌍용양회가 엔아이오시사의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회사 이름을 한·이석유에서 쌍용정유로 바꿨다. 이어 91년 대규모 투자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사가 지분을 점차 늘려 98년 최대 주주로가 됐으며, 2000년 에쓰-오일로 이름을 다시 바꿨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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