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년전 일본인들 무단 철거
건축용·정원석으로 곳곳 흩어져
건축용·정원석으로 곳곳 흩어져
“100년 전에 뜯겨진 대구읍성을 복원하는데 필요한 성돌을 모아 주세요.”
대구읍성 복원사업을 펼쳐온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사무국’이 1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성돌 모으기에 나섰다. 사무국은 “대구읍성의 성돌들이 100년 전 당시 건물을 짓거나 정원석, 장식돌 등으로 쓰여졌다”며 “그때 사용된 성돌을 모으는데 시민들이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성돌이 있다는 연락이 오면 현장으로 달려나가 대구대 건축공학과 예명해 교수 등 전문가들의 감정을 거쳐 성돌들을 회수할 계획이다. 사무국은 당시 성돌로 건물이 지어진 계성학교와 동산의료원 등으로부터 성돌 일부를 기증받는 방안을 이미 협의하고 있으며, 제일교회와 개인 소장자 10여명과는 곧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돌이 모아지면 대구읍성 자리인 대구 도심지 대우빌딩∼중앙파출소 800m 가운데 일부인 옛 한일극장∼대구백화점 구간을 복원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 구간 복원사업은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시작된다. 사무국 권상구 문화전략팀장은 “기증받은 성돌로 옛 대구읍성 터를 따라 거리박물관을 세우거나 시민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길에 투명한 유리를 깔아 전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읍성은 약전골목 안 영남제일관을 출발해 동성로∼북성로∼서성로∼약전골목 안 남성로로 이어지지만 지금은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 도로들은 읍성을 뜯어내고 그 자리에 길을 냈다. 대구읍성은 1601년 경상감영이 설치된 이후 1736년(영조 12년) 당시 관찰사 민응수의 건의로 둘레 2650m, 높이 5.6m, 두께 8.7m 규모로 세워졌다. 그러나 1906년 10월∼1907년4월(순조 1년)에 대구부사 박중양과 일본인들이 도로를 내기 위해 조정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읍성을 철거했다. (053)423-0064, 661-2831
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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