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 5주기 추모식이 18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려 참가 유족들이 헌화·분향을 하며 슬픔을 가누지 못한 채 오열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추모식
“영령들이여, 편히 쉬시옵소서. 안전과 생명의 도시는 우리가 만들어 가겠습니다.”
340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추모식이 18일 대구시내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대구시민회관에서 지하철참사 희생자 대책위원회가 연 추모식에는 유족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 참사의 교훈을 되새겼다. 추모식은 식전 행사에 이어 5년 전 사고 발생 시각인 오전 9시 53분에 맞춰 1분 동안 사이렌을 울리면서 시작됐다. 마임이스트 조성진씨의 넋 모시기 퍼포먼스와 추모의 노래, 넋 보내기 몸짓, 유족대표 인사, 분향 및 헌화가 이어졌다. 행사장에서는 5년이 지났는데도 그날의 아픔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 곳곳에서 유족들의 오열이 터져 나왔다. 시민대표로 참석한 참길회 정학 대표는 “대구지하철 참사는 문명이 인간의 방자함을 꾸짖으며 저지른 예고된 폭력”이라며 “고인들은 부디 지하철 없는 하늘나라에서 고이 잠드시라”고 애도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본부장 정우달)는 이날 오후 중앙로역 부근 교보문고 앞에서 ‘노동자 추모제’를 열어 당시 숨진 정연준, 장대성, 김상만, 최환준씨 등 지하철 노조원 4명과 김정숙, 정영선, 김순자씨 등 청소용역 노조원 3명 등 7명의 넋을 기렸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최성택 교육선전부장은 “지하철 정책이 구조조정 등 효율보다는 안전에 초첨이 맞춰져야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구시민회관 별관 2층 소강당에서는 경원대학교 소방방재공학과 박형주 교수와 궤도연대 서형석 집행위원, 대구와이엠시에이 김경민 중부지회 관장 등이 참여한 시민안전 심포지엄이 열려 사고에 대한 반성과 과제 등을 모색했다. 사고 현장인 대구지하철 중앙로 역에는 분향소가 마련돼 온종일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구지하철 희생자대책위 윤석기 위원장은 “참사의 기억은 시민들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져 가고 있지만 유족들은 아직 그날의 고통을 잊지 못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며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라는 그날의 교훈을 일깨우기 위해 테마파크와 공익재단 설립 등이 하루빨리 이뤄졌으며 한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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