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 빅토리아역 뒤쪽 혼잡통행료 진입 도로. 도로 왼편에 진입표시 표시판이 서 있고, 바닥에 혼잡통행료를 뜻하는 알파벳 머리글자 ‘C’가 선명하게 씌어 있다.
혼잡통행료 도입한 도시를 가다 (하) 영국 런던
2003년 첫 도입…소득따라 지지율 달라
‘이산화탄소 배출 부담금’ 통행료에 추가
화물 운송업자 반발…시민 “찬성” 우세 혼잡통행료에서 환경부담금 개념으로, 역진적 성격에서 누진적 부가금으로…. 런던의 혼잡통행료는 2003년에 처음으로 도입된 뒤, 지역·계급·산업 사이 실타래같이 꼬인 이해관계 속에서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도입 5년이 지난 지금에도 끊임없이 논쟁거리를 던지면서 이 변화는 현장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급진적인 정치성향으로 ‘붉은’(Red)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켄 리빙스턴 무소속 후보는 2000년 런던 시장 선거 과정에서 혼잡통행료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된 뒤 약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런던 중심가 22㎢에 혼잡통행료를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런던시내의 한 지역 의회가 “통행료가 오히려 공해를 유발하고 인권 침해의 요소도 있다”는 이유로 법적인 소송을 밟아 대법원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2003년 런던 시의회가 런던지역의 주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부유한 지역인 켄싱턴과 첼시, 웨스트민스터 3개 지역 주민만 53%의 지지율로 찬성을 표했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이었던 하버링과 크로이든 지역에서는 지지율이 불과 15%에 불과했다. 혼잡통행료가 가진 소득역진적인 성격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결국 2007년 2월 혼잡통행료 적용 지역을 확장하면서 지지율이 높았던 켄싱턴과 첼시 등 런던 서부지역만 포함시켰다. 런던 거리에서 마주친 폴 데이비스(29·전기공)는 “교통정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혼잡통행료를 도입하는 데는 찬성하지만, 대형차를 모는 부자들이나 생계를 위해서 차를 모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모두 같은 액수를 낸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 보로베지스(23·기계공)도 “장비를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내로 들어오는데 그때마다 혼잡통행료를 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런던시도 올해 들어 혼잡통행료에 대대적인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리빙스턴 시장은 지난 12일 1㎞마다 225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분출하는 대형차에 대해서 오는 10월부터 25파운드의 혼잡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소형차량에 대해서는 혼잡통행료를 받지 않을 방침이다. 그는 “이것은 공해를 유발하는 자가 그 비용도 부담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시는 또 지난 4일부터 런던 전체를 저배출지역으로 설정하고, 매연을 많이 뿜어내는 12t 이상 차량을 대상으로 100~200파운드(약 18만5000원~37만원)의 부과금을 물리기 시작했다. 런던시는 2010년까지 징수 대상을 대형밴과 미니버스로 넓힐 계획이다.
반대도 적지 않다. 사이몬 브리오 소기업연맹 대변인은 “대부분의 트럭운송업자들은 막대한 비용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며 “대부분 영세한 화물운송업자들에게 충분한 공지도 없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런던시가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홍보를 부실하게 해서, 영국의 약 10여만 화물운송업자 가운데 오직 36% 가량만이 저배출지역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시민 보커 와지(33·회사원)도 “애초 교통 혼잡을 막겠다던 혼잡통행료가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시는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강한다는 방침이다. 혼잡통행료를 집행하는 시 산하기관 ‘런던교통’의 존 메이슨 국장은 “장기적으로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수 유출량을 1990년의 60%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입소스 모리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시민 가운데 46%가 런던시가 추진하는 혼잡통행료에 찬성해 반대한다고 말한 39%에 앞섰다. 런던/글·사진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이산화탄소 배출 부담금’ 통행료에 추가
화물 운송업자 반발…시민 “찬성” 우세 혼잡통행료에서 환경부담금 개념으로, 역진적 성격에서 누진적 부가금으로…. 런던의 혼잡통행료는 2003년에 처음으로 도입된 뒤, 지역·계급·산업 사이 실타래같이 꼬인 이해관계 속에서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도입 5년이 지난 지금에도 끊임없이 논쟁거리를 던지면서 이 변화는 현장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급진적인 정치성향으로 ‘붉은’(Red)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켄 리빙스턴 무소속 후보는 2000년 런던 시장 선거 과정에서 혼잡통행료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된 뒤 약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런던 중심가 22㎢에 혼잡통행료를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런던시내의 한 지역 의회가 “통행료가 오히려 공해를 유발하고 인권 침해의 요소도 있다”는 이유로 법적인 소송을 밟아 대법원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2003년 런던 시의회가 런던지역의 주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부유한 지역인 켄싱턴과 첼시, 웨스트민스터 3개 지역 주민만 53%의 지지율로 찬성을 표했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이었던 하버링과 크로이든 지역에서는 지지율이 불과 15%에 불과했다. 혼잡통행료가 가진 소득역진적인 성격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결국 2007년 2월 혼잡통행료 적용 지역을 확장하면서 지지율이 높았던 켄싱턴과 첼시 등 런던 서부지역만 포함시켰다. 런던 거리에서 마주친 폴 데이비스(29·전기공)는 “교통정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혼잡통행료를 도입하는 데는 찬성하지만, 대형차를 모는 부자들이나 생계를 위해서 차를 모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모두 같은 액수를 낸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 보로베지스(23·기계공)도 “장비를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내로 들어오는데 그때마다 혼잡통행료를 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런던시도 올해 들어 혼잡통행료에 대대적인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리빙스턴 시장은 지난 12일 1㎞마다 225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분출하는 대형차에 대해서 오는 10월부터 25파운드의 혼잡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소형차량에 대해서는 혼잡통행료를 받지 않을 방침이다. 그는 “이것은 공해를 유발하는 자가 그 비용도 부담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시는 또 지난 4일부터 런던 전체를 저배출지역으로 설정하고, 매연을 많이 뿜어내는 12t 이상 차량을 대상으로 100~200파운드(약 18만5000원~37만원)의 부과금을 물리기 시작했다. 런던시는 2010년까지 징수 대상을 대형밴과 미니버스로 넓힐 계획이다.
반대도 적지 않다. 사이몬 브리오 소기업연맹 대변인은 “대부분의 트럭운송업자들은 막대한 비용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며 “대부분 영세한 화물운송업자들에게 충분한 공지도 없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런던시가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홍보를 부실하게 해서, 영국의 약 10여만 화물운송업자 가운데 오직 36% 가량만이 저배출지역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시민 보커 와지(33·회사원)도 “애초 교통 혼잡을 막겠다던 혼잡통행료가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시는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강한다는 방침이다. 혼잡통행료를 집행하는 시 산하기관 ‘런던교통’의 존 메이슨 국장은 “장기적으로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수 유출량을 1990년의 60%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입소스 모리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시민 가운데 46%가 런던시가 추진하는 혼잡통행료에 찬성해 반대한다고 말한 39%에 앞섰다. 런던/글·사진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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