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처음으로 루미나리에가 설치된 20일 저녁 청주 육거리 시장은 대보름 장을 보는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청주 재래장 혁신 거듭…명절 매출 ‘대형마트급’
명소로 ‘우뚝’…대보름장엔 10만개 전구로 단장
명소로 ‘우뚝’…대보름장엔 10만개 전구로 단장
시장, 물건과 사람, 정보가 모이는 곳이다.
없는 것 빼곤 다 있다는 이곳은 언제나 호객·흥정으로 시끌벅적해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거렸다.
지금은 대형마트에 안방을 내주고 재래시장이라는 과거형 이름표를 단 뒷방마누라 신세가 됐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에 육거리 시장이 있다. 시장 앞 도로가 여섯 갈래여서 1970년 개장때부터 그렇게 불리고 있다.
70~80년대 싸전·우시장 등으로 사람·돈이 넘치던 이곳은 90년대 쇠퇴기를 맞다 98년 6월 이마트 청주점 등 대형마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파리가 날렸다.
2003년 고민 끝에 햇빛·비 가림막 시설인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화장실·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정비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2003년 12월에는 육거리 시장이 중심이 돼 청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통시킨 재래시장 상품권이 시민들의 소매를 잡아 끌었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배워 간 재래시장 상품권은 지금까지 101억원 어치를 발행해 93억원 어치가 팔렸으며, 육거리 시장에서만 60~70억원 어치가 소비됐다.
2006년 상인들을 교육하는 상인대학이 들어서고, 화재감시·경비용 폐쇄회로 화면, 쇼핑수레까지 ‘대형마트급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재래시장의 미래가 되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뽑은 한국유통대상을 받았다. 최경호(51) 상인연합회장은 “2002년 1천 곳의 점포에서 2천여명의 상인들이 하루 7천만~8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금 점포는 1566곳, 상인은 3500명, 하루 매출은 7억~8억원대로 늘었다”며 “명절 때는 하루 30억원 안팎까지 매출이 올라 대형마트와 견줄만 하다”고 말했다. 시장이 생기를 찾으면서 충북을 찾는 정치인들이 찾는 단골 장소가 됐다. 최 회장은 “지난 대선 때 방송에 나오던 모든 후보들을 시장에서 봤다”며 “과거 정치인들은 ‘육거리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육거리처럼 살리겠다’고 목청을 높인다”고 말했다. 정월 대보름 장이 열린 20일 저녁 육거리 시장을 찾았다. 마침 전국에서 처음으로 10여만개의 전구로 빛을 내는 경관 조명(루미나리에)을 시장에 설치한 날이어서 그런지 발디딜 틈이 없다. 10분 남짓 걸어 근처 서문시장, 다시 10분을 더 걸어 중앙시장을 찾았다. 불을 끈 점포가 더 많았다. 박영배(55) 시 재래시장협의회장은 “육거리의 성공이 시 전체 시장으로 확산하길 바라지만 아직은 잘되는 곳은 더 잘되고 안되는 곳은 더 안되는 실정”이라며 “국가 대표격인 육거리 뿐 아니라 동네 대표인 작은 시장도 살 수 있는 길이 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2006년 상인들을 교육하는 상인대학이 들어서고, 화재감시·경비용 폐쇄회로 화면, 쇼핑수레까지 ‘대형마트급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재래시장의 미래가 되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뽑은 한국유통대상을 받았다. 최경호(51) 상인연합회장은 “2002년 1천 곳의 점포에서 2천여명의 상인들이 하루 7천만~8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금 점포는 1566곳, 상인은 3500명, 하루 매출은 7억~8억원대로 늘었다”며 “명절 때는 하루 30억원 안팎까지 매출이 올라 대형마트와 견줄만 하다”고 말했다. 시장이 생기를 찾으면서 충북을 찾는 정치인들이 찾는 단골 장소가 됐다. 최 회장은 “지난 대선 때 방송에 나오던 모든 후보들을 시장에서 봤다”며 “과거 정치인들은 ‘육거리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육거리처럼 살리겠다’고 목청을 높인다”고 말했다. 정월 대보름 장이 열린 20일 저녁 육거리 시장을 찾았다. 마침 전국에서 처음으로 10여만개의 전구로 빛을 내는 경관 조명(루미나리에)을 시장에 설치한 날이어서 그런지 발디딜 틈이 없다. 10분 남짓 걸어 근처 서문시장, 다시 10분을 더 걸어 중앙시장을 찾았다. 불을 끈 점포가 더 많았다. 박영배(55) 시 재래시장협의회장은 “육거리의 성공이 시 전체 시장으로 확산하길 바라지만 아직은 잘되는 곳은 더 잘되고 안되는 곳은 더 안되는 실정”이라며 “국가 대표격인 육거리 뿐 아니라 동네 대표인 작은 시장도 살 수 있는 길이 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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