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역서 화재경보기 ‘오작동’
대구지하철 2호선 열차가 지난달 22일부터 12일 동안 3차례나 사고가 나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 3일 오전 11시 42분께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 지하 2층 역사에서 화재 경보와 함께 승객 대피 안내방송이 흘러 나와 일부 승객이 역 구내에서 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당시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는 경보를 알리며 2분여 동안 운행을 멈췄다. 지하철공사는 “이날 심한 황사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확인 결과 화재가 아닌 것으로 나타나 열차 운행을 정상화시켰다”고 밝혔다. 공사 쪽은 “역 구내의 화재경보기는 작은 먼지나 소량의 연기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경보음을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지하철 2호선은 지난달 22일 만촌역 안 변전소 전력차단기 화재로 상하행선 전동차 20대가 한꺼번에 운행을 멈춘 것을 비롯해 나흘뒤인 26일에도 담티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가 정전으로 멈춰 서는 등 10여일 새 3차례나 사고가 났다.
사고가 잇따르자 대구시의회는 지난달 29일 배상민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을 의회에 나오게 해 사고대책을 따졌다. 김영식 의원은 “시민들이 잦은 지하철 사고로 불안해 한다”며 “비상시 직원들이 긴급 출동할 수 있도록 근무지 재배치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충환 의원도 “개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지하철 2호선에서 자주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가 건설 당시 부실공사나 불량장비 납품 때문이 아니냐”고 따졌다. 귄기일 의원은 “형식적으로 시설 점검을 하지 말고 철저하게 대책을 세우라”고 당부했으며, 류규하 의원도 “사고가 나면 대피 요령을 신속히 알리고 사과방송도 빠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 배 사장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오는 6∼7일쯤 지하철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 검사를 실시해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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