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방안 싸고 시-업체 ‘실랑이’
울산국가공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도심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완충녹지에 조성된 삼산쓰레기매립장의 활용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남구 여천동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 옆에 자리잡은 이 매립장은 지난 1970년 국가공단 주변 완충녹지로 지정된 뒤 81년부터 울산시가 폐기물 매립을 시작해 89~94년 매립을 끝내고 현재 매립장에 묻힌 쓰레기를 자연정화시키는 안정화작업이 진행중이다. 안정화작업은 20년 동안 진행되는데 전체 터 25만7750㎡(7만8000여평) 가운데 12만610㎡는 내년 4월말에, 나머지 13만7140㎡는 2014년에 끝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활용 방안은 골프장과 완충녹지,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산 쏠라파크 등 3가지다. 골프장은 지난해 울산도시공사가 2003년 개장한 서울 난지도쓰레기매립장을 표본으로 삼아 삼산매립장 터의 93.2%(24만430㎡)를 소유한 삼성정밀화학 쪽에 제안했으나 삼성정밀화학이 난색을 표했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고 공해 차단녹지에 아직은 대중화가 되지 않은 골프장을 지으면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쏠라파크는 삼성에버랜드가 최근 울산시에 “400억원을 투자해 6㎹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과 에너지 전시관, 교육시설 등을 갖춘 친환경시설을 설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선조 시 경제정책과장은 “지난해 12월말 삼성에버랜드 관계자가 찾아와 쏠라파크를 제안했으나 안정화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차단 녹지 해제를 위해 용도변경을 하면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 등 문제가 있어 거부했다”고 밝혔다.
시는 애초대로 완충녹지를 선호하고 있다. 박순철 시 녹지공원과장은 “돝질산과 함께 이 매립장의 땅을 대다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시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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