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몽골인 노동자 히시게(왼쪽)와 나빅이 오는 23일 문을 여는 외국인 주민센터 내 문화의 집에서 몽골 노동자 모임을 여는 문제를 협의한 뒤 밝은 표정으로 센터를 나서고 있다.
23일 원곡동에…자치단체 주도 국내 첫 사례
상담실·컴퓨터 교실 갖추고 특별 순찰대 가동
상담실·컴퓨터 교실 갖추고 특별 순찰대 가동
“그동안 마땅한 공간이 없어 고민이 컸는데….” ‘국경없는 마을’ 경기 안산시 원곡동은 전세계 58개국 출신의 이주 노동자들의 생활 보금자리다. 오는 23일이면 이곳 원곡동에 이주 노동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외국인 주민센터’가 문을 연다. 안산시가 30억원을 들여 지은 ‘외국인 주민센터’는 자치단체가 세운 것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개관을 앞두고 내부 집기를 들여놓는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지만 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는 이주 노동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매주 수요일은 태권도 교실이, 일요일에는 컴퓨터 강좌가 열려 30∼40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등 벌써부터 인기다. 10일 이곳에서 만난 몽골인 히시게(30)는 “안산 반월공단,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몽골인 노동자들을 위한 모임을 열었으면 했는데 공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100여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강당을 선뜻 내줘 동포들과의 만남의 행사를 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1828㎡ 규모의 이곳 주민센터에는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지하층에는 국가별 공동체 사무실이, 1층에는 내과와 치과, 한방치료가 가능한 원곡보건지소가 들어온다. 2층에는 콜센터 상담실과 컴퓨터 교육실이 들어서면 3층에는 국가별 전시와 공연 등이 가능한 378㎡ 규모의 문화의 집이 들어선다. 개관과 함께 ‘헬프 콜 센터’(1644-7111)와 ‘원곡특별순찰대’도 가동된다. 콜 센터는 필리핀 등 10개국 출신의 외국인이 상주하며 자국 노동자들의 애로 사항을 상담하고 순찰대는 외국인 2명을 안산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주민 3명과 함께 이주 노동자들이 많은 원곡동 순찰을 벌인다. 순찰대원인 나빅(40·방글라데시)은 “사소한 말 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며 “이주 노동자들의 범죄 예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안산에 등록된 이주 노동자는 3만1천여명이며 미등록 이주 노동자를 포함하면 5만여명. 외국인 주민센터의 이선희 팀장은 “외국인이나 내국인 구별없이 안산시에 있는 동안은 차별없이 똑같이 양질의 행정과 복지·의료서비스를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글·사진/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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