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치 20년 ‘청주 와우숙’
한달 10만원씩 걷어 예산편성·규율까지 스스로
충북 청주시 운천동에 대학생 스스로 운영하는 기숙사 ‘와우숙’이 있다.
와우숙은 1993년 숨진 전 한국재능개발연구회장 김희모(의학박사) 선생이 81년 10월 세웠다.
선생은 “젊은 이들이 돈 걱정없이 마음껏 공부하고, 기숙사에서 축소된 사회를 경험하게 하겠다”며 ‘소처럼 부지런히 공부해 나라의 일꾼이 돼라’는 뜻으로 와우숙이라 이름 붙였다.
선생의 뜻에 따라 지금도 한 달 생활비가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청주지역 대학 기숙사의 한 학기 생활비가 80만~100여만원, 한 달 하숙비가 30만~40만원 정도인 것에 견주면 와우숙은 그야말로 싸다.
이곳은 생활비를 걷어 살림살이 규모를 짜는 것부터 규율을 정해 생활을 관리하는 것까지 학생들이 도맡아 처리한다.
선거로 뽑힌 학생 대표인 숙장이 기숙사 사감처럼 큰 틀에서 학생들을 관리하고 생활하는 학생들이 총무·회계·규율·교육·기획·문화·관리 부장이 식사부터 생활까지 모든 기숙사의 살림살이를 챙긴다.
이번 학기에는 서울·부산·경북·전남 등 전국 곳곳에서 모인 35명(남학생 18명, 여학생 17명)이 자기소개서 등 서류전형과 학생 대표단 면접 등 2대1정도의 경쟁을 뚫고 와우숙에 입성해 자치 생활을 하고 있다.
충북대·청주대·서원대 등에서 모인 학생들은 4명이 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교류폭을 넓히게 하려고 될 수 있으면 같은 학교 출신이 겹치지 않게 배치한다. 학생 스스로 관리하지만 규율은 여느 기숙사 못지 않게 엄격하다. 모든 학생은 아침 6시15분에 일어나 달리기·체조에 이어 아침 공부(한자 익히기), 공동 청소를 한 뒤에야 아침을 먹는다. 밤 12시까지 귀가를 해야 하고, 기숙사내 컴퓨터 게임 금지 등 규율을 어기면 벌점을 받는다. 청소 불참 3점, 무단 미 귀가 5점 등 10점이 넘으면 퇴소되지만, 퇴소 조처 된 학생은 10년에 한 두 명에 지나지 않는다. 숙장 박성진(25·청주대)씨는 “간섭이 없지만 학생 스스로 절제하는 생활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관리가 되고 있다”며 “경제적 부담은 적지만, 살림 규모를 계획하고 스스로 생활하면서 작은 사회를 배울 수 있어 경제 효과는 큰 셈”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충북대·청주대·서원대 등에서 모인 학생들은 4명이 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교류폭을 넓히게 하려고 될 수 있으면 같은 학교 출신이 겹치지 않게 배치한다. 학생 스스로 관리하지만 규율은 여느 기숙사 못지 않게 엄격하다. 모든 학생은 아침 6시15분에 일어나 달리기·체조에 이어 아침 공부(한자 익히기), 공동 청소를 한 뒤에야 아침을 먹는다. 밤 12시까지 귀가를 해야 하고, 기숙사내 컴퓨터 게임 금지 등 규율을 어기면 벌점을 받는다. 청소 불참 3점, 무단 미 귀가 5점 등 10점이 넘으면 퇴소되지만, 퇴소 조처 된 학생은 10년에 한 두 명에 지나지 않는다. 숙장 박성진(25·청주대)씨는 “간섭이 없지만 학생 스스로 절제하는 생활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관리가 되고 있다”며 “경제적 부담은 적지만, 살림 규모를 계획하고 스스로 생활하면서 작은 사회를 배울 수 있어 경제 효과는 큰 셈”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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