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울산 북구보건소 3층 강의실에서 울산 북구청의 3대학 지역개발학과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경남 울산 ‘제3대학’…40살~70살 대상 강의
지자체중 첫선…주택관리·부동산투자 등 수업
지자체중 첫선…주택관리·부동산투자 등 수업
11일 오전 울산 북구보건소 3층 강의실. 40여명의 수강생들이 강사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필기에 여념이 없었다. 강의가 30여분이나 길어졌지만 자리를 뜨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강의 제목은 ‘금융환경 변화와 성공적인 자산 관리전략’. 박향목 미래에셋울산지점장이 세계금융시장의 흐름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현주소 및 전망을 소개한 뒤 효과적인 재테크 투자 요령을 설명했다.
이날 강의는 울산 북구청이 이달초 문을 연 ‘제3대학’ 지역개발학과의 첫번째 전공수업이다. 수강생은 지역개발학과와 사회봉사학과 50명씩 모두 100명이다. 수강생의 90% 이상이 교장과 은행원, 중소업체 사장, 공무원 등으로 직장에 다니다 퇴직한 은퇴자들이다.
평생대학을 뜻하는 3대학은 북구청이 70살이 되지 않아 조기 또는 정년퇴직한 지역 주민들에게 평생교육의 마당을 열어 주고, 은퇴자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하기 위해 조례를 만들어 개강했다. 북구청 평생교육과 홍유경씨는 “자치단체가 직접 조례를 만들어 노령자들이나 은퇴자들을 위해 재취업을 위한 재활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입학 자격은 70살 미만으로 남자는 50살 이상, 여자는 40살 이상 가운데 국·공영기업체나 관공서, 민간기업 등의 은퇴자들이다. 방학을 빼고 3~12월 매주 화·목요일 수업을 하며, 연중 3분의 2이상 출석하면 12월 마지막주 졸업장을 받는다. 졸업장을 따면 지역 기업체에 재취업할 기회가 먼저 주어진다. 지역개발학과는 부동산 투자 및 관리, 주택관리론, 민법, 생활법률 등을, 사회봉사학과는 민간요법, 수지침, 간병, 생활법률, 응급처치 등을 배운다. 강사는 변호사, 교수, 병원장 등 전문가들이다. 공통수업을 하는 목요일은 유명강사의 특강을 듣거나 댄스스포츠, 차밍댄스, 판소리 등을 배운다.
수강생 박만생(70·지역개발학과)씨는 “경로당에서 입학생 모집 소식을 듣고 지원서를 냈는데 평소 궁금했던 재테크 요령을 들으니 도움이 많이 됐다”며 “꼬박꼬박 출석해서 개근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