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달천동 아이파크 공사장 등 먼지 분석 결과
대책위 “법적 대응하겠다”…시 “결과 신뢰 못해”
대책위 “법적 대응하겠다”…시 “결과 신뢰 못해”
옛 광산 터인 아파트 공사장에서 채집한 흙과 이 공사장에 이웃한 아파트의 집 먼지에서 법정기준치보다 최고 287배가 넘는 비소가 나와 주민들이 정밀 조사와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 북구 달천동 그린카운티아파트 4단지(236가구)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1월~올 1월 4곳의 전문기관에 현대아이파크아파트 건설 현장과 그린카운티아파트 창문틀 등 실내에서 채집한 흙과 먼지 성분의 분석을 맡겼더니 3곳의 결과에서 비소가 법정기준치를 최고 287배나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비상대책위가 올 1월 대전 한밭대 기기분석센터에 맡겨 지난달 통보받은 시험성적서를 보면 현대아이파크 공사장 흙에선 비소가 1725.56ppm이 검출됐다. 이는 토양환경보전법의 토양 오염 우려기준(6ppm)보다 287배, 대책기준(15ppm)보다 115배나 높은 것이다. 또 그린카운티아파트 401동 1301호 집 먼지에선 376.71ppm이 검출됐다. 이는 우려기준보다 62배, 대책기준보다 25배 넘어선 것이다.
앞서 비상대책위가 지난해 12월 현대아이파크 공사장 흙과 401동 1301호와 1302호의 집 먼지를 담아 부산 ㄷ대와 ㄱ연구기관에 조사를 맡겼으나, ㄷ대에선 비소의 수치가 우려기준 이하로 나왔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ㄱ연구기관은 공사장 흙에선 우려기준보다 266배, 대책기준보다 106배가 높은 1600ppm이 나왔다고 통보해왔다. 401동 1301호와 1302호 먼지에선 우려기준보다 61배, 대책기준보다 24배가 높은 369ppm이 나왔다. 또 비대위가 지난해 11월 대기업 연구소에 맡긴 검사에선 공사장 흙에서 1200ppm이 나왔고,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26ppm이 나왔다.
울산대병원 산업의학과 김양호 교수는 “음식물에 포함된 유기비소는 독성이 적어 괜찮지만 폐광에서 나오는 무기비소는 독성이 강해 폐암 등 암을 유발한다”며 “법정기준치를 넘으면 혈액·소변·모발검사 등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명심 비상대책위원장은 “울산시와 북구청 및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쪽에 토양 정밀검사와 건강 검진 등을 요구했으나 나몰라라하고 있다”며 “주민 건강권을 찾기 위해서 현대산업개발 본사에 항의를 하고 환경분쟁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창진 울산시 환경관리과 수질지도담당은 “표본 채집 방법과 입회인 등 검사 절차를 신뢰할 수 없다”며 “1~3단지 주민들도 함께 요구하면 정밀조사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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