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절반으로 줄여…기자재 마련도 비상
내년 3월 개교하는 울산 유일의 4년제 국립대인 울산과학기술대가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렵자 개교 첫해 입학생을 애초 정원보다 절반만 모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 대학은 13일 내년 신입생 모집 규모를 500명으로 줄여서 뽑는 방침을 정해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500명은 특정교과우수자(105명), 특목고 조기졸업자(25명) 등의 수시 350명(70%)과 정시 150명(30%)으로 나눠 뽑는다. 애초 1~4학년 각 1000명씩과 대학원생을 포함해 5000명 정원으로 승인을 받아, 내년도 첫 신입생은 1000명을 뽑을 예정이었다.
대학 쪽이 개교 첫해부터 모집 인원을 크게 줄이려는 것은 학교 설립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대학 쪽의 목표대로 수능 2등급 이상의 학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지 학생들이 사용할 기숙사가 개교 전 완공되어야 하나 지주들의 반발로 땅 매입이 늦어져 개교 전 완공이 어렵게 됐다.
또 등록금이 사립대에 견줘 상대적으로 싸다는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민간자본유치사업 방식으로 건설되는 교내 건물이 2010년 이후 완공될 예정인데다 수도권의 우수 교원 유치와 4000억원이 소요되는 학습기자재 마련도 여의치 않는 속사정이 있다.
김규환 울산과학기술대 교무입학팀장은 “제반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정원을 채우려고 하다가 학생들의 질이 떨어져 버리면 그것이 우리 대학의 수준으로 평가돼 앞으로 우수 학생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차라리 모집학생을 적게 뽑아 우수 학생을 유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