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전주 한옥마을서 출판기념회
‘반봉건·반외세’를 외쳤던 1894년 동학농민군의 기록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읽혀진다.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실록 동학농민혁명사> 영문·중문·일문판 번역서를 발간했다.
<실록 동학농민혁명사>는 기념사업회가 혁명의 역사를 대중적으로 알리려고 1998년에 제작했다. 신순철 원광대 사학과 교수와 이진영 국가기록원 학예연구관이 쓴 이 책은 전문적인 학술서나 답사안내서 형식으로 발간됐던 기존 동학 관련 서적들과 달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대학강의 교재로 주로 사용돼 왔다.
이번 번역작업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확인하고, 세계사적인 평가를 받으려는 뜻으로 이뤄졌다. 전북도에서 570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했다. 언어별로 각 1천부씩 모두 3천부를 발행했다.
영어 번역은 이종민 전북대 영문학과 교수와 인도인으로 원광대에서 동학을 전공한 로히니 싱, 중국어 번역은 조은상 한국사이버대 중국어학부 겸임교수, 일본어 번역은 안우식 일본 오비린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발간한 책들은 국내 관련 기관·단체와 각 언어문화권에 있는 주요 대학·도서관에 기증한다. 시디(CD)로 제작한 이북(e-book)은 기념사업회 홈페이지(donghak.ne.kr)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번역서 출판기념 모임은 28일 오후 6시30분 전주 교동 한옥마을 오목대사랑채(공예품전시관 근처)에서 열린다.
이영호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이 19세기 후반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는 아시아 민중운동의 출발점이었고,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를 바꾸는 계기였다는 것을 국외에 알리고 싶어 번역서를 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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