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마을 주민들이 ‘대 끊긴 부부’ 43년간 제사

등록 2008-03-18 19:15

김제 두월마을…“회관터 기증 고인에 감사…전통 이어갈 것”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하신 고인들께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한 농촌마을 주민들이 자손 없이 사망한 부부의 제사를 40년 넘게 올리며 오순도순 이웃간의 정을 가꾸고 있다.

전북 김제시 황산면 봉월리 두월마을 주민 50여명은 지난 17일 오전 마을회관에 모여 이 회관 터를 기증하고 세상을 뜬 고 강원중·이성례 부부의 제사를 지냈다. 이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강씨 부부의 제사를 모신 것은 43년 전인 1965년부터다.

이보다 앞서 남편 강씨가 46년 세상을 떠나자 마을 주민들은 힘을 모아 그의 장례를 치렀고 슬하에 자식도 없이 홀로 남은 부인 이씨가 외롭지 않게 돌봤다.

이씨는 감사의 마음으로 자신의 전 재산인 집터 360㎡를 마을에 기증하고 64년 세상을 떴다. 주민들은 뜻을 모아 이듬해부터 이들 부부의 제사를 모시면서 묘소도 알뜰하게 관리해왔다.

처음에는 제삿날을 쉽게 기억하기 위해 어버이날인 5월8일로 잡았다. 그러다가 출향민을 초대하는 등 마을잔치로 치르기 위해 20여년 전에 광복절로 바꿨다. 그러나 황산면 체육대회와 겹치고 농번기를 피하자는 의견이 나와 몇해 전부터 이씨의 기일인 음력 2월10일에 제사를 모시고 있다.

이장 김은중(66)씨는 “어릴 때부터 제사를 지켜보다 이제는 ‘내가 강씨 부부의 맏아들’이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제사를 모시고 있다”며 “두 분의 제사는 동네 사람들을 정으로 이어주는 끈이기 때문에 마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후대에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