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 협궤열차
수인선 ‘추억의 협궤열차’ 달리던 때처럼…
당시 모습 재현 문화공간으로
당시 모습 재현 문화공간으로
수인선 협궤열차가 마지막 운행을 한 것은 1995년 12월31일. 1937년 일제가 수탈한 쌀을 반출하기 위해 개통한 뒤 반세기 넘게 인천 송도와 수원 사이를 오갔던 협궤열차는 그뒤로 한국에서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협궤열차는 화물트럭과 부딪치면 전복되기도 해 ‘꼬마열차’라고도 불렸다. 이 지역 토박이들은 협궤열차를 과거 통학과 통근 열차로, 또는 보따리장수 아주머니들이 송도나 사리 포구에서 나온 생선과 젓갈 실어나르던 열차였다고 기억하고 있다. 협궤열차가 칙칙폭폭하던 철로 위엔 지하철 4호선 연장노선 전동차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다니고 있다.
안산시가 단지 추억 속에서만 남아있는 수인선 협궤열차의 운행 당시 풍경을 일부 되살리겠다고 나섰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는 고잔역 주변에 폐쇄된 수인선 협궤열차의 철로 부근에 철길 건널목과 역사 표지판, 기차경적 등 운행 당시 풍경과 소리를 재현하는 ‘수인선 협궤철로 생태·문화공간 조성사업’을 벌인다고 26일 밝혔다.
남아있는 고잔역 협궤 철로 주변 갈대습지에는 사람과 소, 개, 닭 모형을 만들어 당시 기찻길 옆 시골 풍경을 재현할 계획이다. 협궤철길을 따라 10여㎞에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꽃길이 조성되고 유채와 보리도 심는다. 전철 4호선 고잔역 교각 아래에는 협궤철로를 오가던 ‘꼬마열차’의 사진과 시 등을 돌과 나무에 새겨 전시하는 ‘철길 회랑’도 조성된다. 그러나 정작 실제 협궤 열차는 비용 문제로 현장에 가져다놓지 못한다.
안산시는 이와는 별도로 전철 4호선 중앙역 부근에 5억원을 들여 길이 1.2㎞의 레일 바이크 3대를 올해 안에 운행할 예정이다. 안산시 단원구 생활민원계 박정애씨는 “추억 속 협궤열차를 되살려 팍팍한 도심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추억과 여유로움을 제공하고 협궤철로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