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성의 전화’ 최현윤혁씨
대구 ‘여성의 전화’ 최현윤혁씨
전국 25곳 상담원 가운데 남성은 2명 뿐
대학공부 때문 방문했다 아예 직업으로
“양성평등 걸림돌 찾는 남성모임 만들 것” 대구여성의전화 화장실에는 남성 소변기가 없다. 주로 여성들만 드나드는 공간이다 보니, 여지껏 불편을 느끼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남성 소변기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현윤혁(27·?5s사진)씨가 상근활동가로 일하면서부터다. 최현씨는 “집에서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어디서든 늘 ‘아들’로 대접받으며 주류에 속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여기서는 남성이 소수자”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전국 25곳의 여성의전화 일꾼 가운데 남성 상근자는 최현씨를 포함해 둘뿐이다. 그는 성교육과 성폭력 전문상담을 맡고 있는데, 전화상담을 해오는 여성들이 당황하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제 목소리를 듣고, ‘남자냐’고 물어보고는 ‘어이구 남새시러버라’(부끄럽다) 하며 전화를 끊으려는 중년 여성분들이 꽤 있어요. 그때마다 저는 재빨리 편하게 얘기하도록 친근하게 설득을 해 나가지요.” 상담을 하러 오는 여성들이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도록 잘 설득해 한번 말문을 트기 시작하면, 그가 남성이라는 걸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뤄진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그는 여성복지정책 분야를 파고 들고 있다. 여성의전화는 그에게 살아있는 ‘학문의 장’인 셈이다. 그는 2005년 사회복지학 강의 현장교육 과정으로 대구여성의전화를 찾은 것이 인연이 돼 회원으로 활동하다 아예 ‘직업’으로 택하게 됐다. 그가 부모 성을 함께 쓰는 데 선뜻 찬성해 준 어머니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언뜻 보면 여성들 틈바구니에서 일하는 것이 불편할 법도 한데 그는 잘 스며들어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특히 여자친구와의 관계나 성문제로 상담을 해오는 청년들에게는 그야말로 ‘말 잘 통하는 조언자’다. 그는 ‘대구여성의전화 안에 남성들의 공간’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양성평등의식이 꽤 견고하다고 자부해왔는데 일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고충이나 사회적 차별을 새삼 알게 될 때가 많다”며 “남성모임을 통해서 남자들끼리 고민도 털어놓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성평등의 걸림돌을 찾아내 걷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드나드는 친구들과, “마초같이 군다”고 여자친구한테 구박당하는 선후배들이 ‘남성모임’의 잠재적인 회원이다. 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대학공부 때문 방문했다 아예 직업으로
“양성평등 걸림돌 찾는 남성모임 만들 것” 대구여성의전화 화장실에는 남성 소변기가 없다. 주로 여성들만 드나드는 공간이다 보니, 여지껏 불편을 느끼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남성 소변기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현윤혁(27·?5s사진)씨가 상근활동가로 일하면서부터다. 최현씨는 “집에서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어디서든 늘 ‘아들’로 대접받으며 주류에 속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여기서는 남성이 소수자”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전국 25곳의 여성의전화 일꾼 가운데 남성 상근자는 최현씨를 포함해 둘뿐이다. 그는 성교육과 성폭력 전문상담을 맡고 있는데, 전화상담을 해오는 여성들이 당황하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제 목소리를 듣고, ‘남자냐’고 물어보고는 ‘어이구 남새시러버라’(부끄럽다) 하며 전화를 끊으려는 중년 여성분들이 꽤 있어요. 그때마다 저는 재빨리 편하게 얘기하도록 친근하게 설득을 해 나가지요.” 상담을 하러 오는 여성들이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도록 잘 설득해 한번 말문을 트기 시작하면, 그가 남성이라는 걸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뤄진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그는 여성복지정책 분야를 파고 들고 있다. 여성의전화는 그에게 살아있는 ‘학문의 장’인 셈이다. 그는 2005년 사회복지학 강의 현장교육 과정으로 대구여성의전화를 찾은 것이 인연이 돼 회원으로 활동하다 아예 ‘직업’으로 택하게 됐다. 그가 부모 성을 함께 쓰는 데 선뜻 찬성해 준 어머니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언뜻 보면 여성들 틈바구니에서 일하는 것이 불편할 법도 한데 그는 잘 스며들어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특히 여자친구와의 관계나 성문제로 상담을 해오는 청년들에게는 그야말로 ‘말 잘 통하는 조언자’다. 그는 ‘대구여성의전화 안에 남성들의 공간’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양성평등의식이 꽤 견고하다고 자부해왔는데 일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고충이나 사회적 차별을 새삼 알게 될 때가 많다”며 “남성모임을 통해서 남자들끼리 고민도 털어놓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성평등의 걸림돌을 찾아내 걷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드나드는 친구들과, “마초같이 군다”고 여자친구한테 구박당하는 선후배들이 ‘남성모임’의 잠재적인 회원이다. 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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