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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우리밀 살리기’ 봄날이 왔어요

등록 2008-04-06 17:26수정 2008-04-06 20:29

지난 2일 경북 성주군 선남면 선원리 밀밭에서 농민 박선호씨와 김두상씨가 피를 뽑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일 경북 성주군 선남면 선원리 밀밭에서 농민 박선호씨와 김두상씨가 피를 뽑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수입산 값 폭등 국산과 격차 1.5배로 줄어
농수산부, 민관협의체 구성 생산확대 모색
지자체도 재배단지·소비촉진에 ‘두팔 걷어’
밀의 국제 거래가가 2006년말보다 150%나 치솟으면서 현재 0.2%~0.3%에 그치는 밀 자급률 향상은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3.5배가 넘던 수입밀과 우리밀의 가격 차이가 최근 1.5배까지 좁혀지면서 어느 때보다 국내 밀 생산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 맞춰 중앙·지방 정부가 우리밀 생산과 소비 촉진에 팔을 걷어부쳤다.

■ 민간·정부 밀 자급에 손잡아=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7일 ‘우리밀 생산 확대를 위한 민간·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민간단체와 뜻있는 농민들 위주로 이뤄지던 우리밀 살리기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선 것이다. 협의체엔 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와 ㈜우리밀 등 생산자단체와 한국제분공업협회 등 주요 수요업체, 연구기관, 정부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2012년까지 국내 연간 수요량 200만톤 가운데 5%인 10만톤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생산부터 가공,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기주 농수산부 농산경영팀 사무관은 “민간 주도로 이뤄지던 밀 생산과 유통 과정에 대해 정부가 오는 6월까지 업체와 소비자·생산자 단체의 의견을 종합해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며 “대책이 확정되면 지방자치단체가 추진중인 장려 정책과도 효과적으로 연계해 시장 규모에 맞는 생산 체계를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수산부는 수입밀과의 가격 차이를 더 줄이기 위해 생산비 절감대책을 세우고, 유통구조를 바꿔 물류비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우리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품종 개발에도 나선다. 농약을 쓰기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안전하게 재배되는 우리밀의 강점을 홍보해 소비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밀 생산량
국내 밀 생산량
■ 지자체도 생산장려·소비촉진 지원=경북 성주군 용암면에 오는 8월 밀 제분 가공공장이 들어선다. 인근 선남면 선원리 빛고을 밀작목반에서 생산한 밀을 농민들이 직접 가공할 공장이다. 경북도와 성주군이 예산 5억6천만원을 지원했고, 작목반이 1억4천만원을 부담한다. 선원리에서는 우리밀살리기 운동이 싹튼 1990년대 초 박인호(52)씨가 330㎡에 밀을 경작하기 시작한 뒤 지금은 25가구가 48ha에서 밀을 재배하고 있다. 박씨는 “놀리던 농지에서 밀 농사를 지어 한해 1000만원씩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생겨나면서 인근 마을에서도 밀 재배기술을 배우겠다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매하고 남은 밀을 판매하느라 고생하던 농가들은 마을에 제분공장이 들어서면 직접 생산한 밀을 가공해 우리밀 국수 등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전북 군산시는 2012년 정부가 보리수매를 중단할 때를 대비해, 대체작물로 밀 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2011년까지 사업비 46억원을 들여 우리밀 생산단지 1천ha를 만든다. 저장시설과 도정시설을 짓는 농업법인에도 10억2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충남 서천군도 오는 2010년까지 14억여원을 들여 한산면 일대에 우리밀 재배단지를 조성한다.

전북도는 우리밀 소비촉진에 나섰다. 전주시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저소득층 자녀 5600여명에게 수입밀로 만든 빵 대신 우리밀 빵을 공급하는 데 1억6천여만원을 쓰기로 했다. 전북도는 지역의 모든 유치원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지호 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 전북 사무국장은 “정부가 나서서 수매자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2010년까지 자급률을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며 “소비자들도 값싼 수입밀만 사먹을 게 아니라, 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우리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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