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학교 학부모회 명단 ‘교육도시울산학부모회’에 건네 줘
울산의 인문계 고교들이 특정 학부모단체에 학부모회 임원 명단을 건네 줘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도시울산학부모회는 최근 지역 인문계 고교 30여곳에 ‘원활한 학부모회 운영과 울산교육 발전을 위해 활동해 주실 귀교의 학부모 대표 명단을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된 공문을 보냈다. 공문 아래에는 1~3학년 회장·부회장·총무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를 기입하도록 했다. 이에 ㅎ고는 지난 3일 명단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공문을 보낸 학교의 70~80%로부터 명단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는 “인문계 고교에서 특정단체를 밀어주기 위해 학부모를 동원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해당 단체가 울산시교육청의 산하단체인지 헷갈린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고영호 참교육학부모회 울산지부장은 “같은 학부모로서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는 있지만 학교의 도움을 받아 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단체의 순수성을 의심 받을 소지가 크다”며 “추천 받은 명단을 폐기하고 당연 가입시키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옥 교육도시울산학부모회 회장은 “지역의 교육발전을 위해 학부모회 명단을 누구나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학교장이 스스로 판단해 명단을 건네고 이를 바탕으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을 뿐 강제로 회원을 가입시킨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교육도시울산학부모회는 2005년 지역 고교의 학력 향상을 목표로 결성된 뒤 사설 모의고사의 전면 허용을 주장하며 시교육청을 항의방문하는 등 평준화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쪽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마다 3월 인문계 고교로부터 학부모회 임원 명단을 받아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있으며, 일반 학부모들한테는 회원 자격을 주지 않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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