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장 공개사과·보상요구에 무응답 미국행
김문수 경기지사의 말만 믿고 광역화장장 유치를 추진해온 김황식 하남시장이, 오는 20일까지 김 지사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잇딴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정작 김 지사는 장기 해외 출장에 나서는 등 ‘나몰라라’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15일 “광역화장장은 경기도에서 재정 지원을 약속해 추진한 것이고, 주민소환투표까지 거치면서 어렵게 추진됐다”며 “도가 갑자기 약속을 어긴 것은 행정의 신뢰성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공개토론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책임자가 누가 됐건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자”며 “오는 20일까지 공개토론 일시와 장소를 정해 달라”고 김 지사에게 요구했다.
이에 앞서 김 시장은 지난 1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광역화장장 건립 포기와 하남시 재정지원 철회에 대한 김 지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보상책을 오는 20일까지 답변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금껏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오히려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지사는 미국 방문을 마친 뒤 20~25일 경기국제보트쇼를 홍보하기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하남시 입장을 충분히 밝힌 만큼 이제 김 지사도 검토를 끝냈을 것”이라며 “중요 현안이어서 외국에 나가서도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화장장 반대운동을 주도해온 범시민대책위원회는 “김 시장과 함께 광역화장장 유치를 둘러싼 갈등과 고통의 원인을 제공한 경기도는 책임을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주장하며 오는 19일 김 시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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