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5곳중 1곳 확인…농장 근처 매립해 주민 불안
도, 톱밥 뿌려 피해 줄이기…환경단체 “철저 관리를”
도, 톱밥 뿌려 피해 줄이기…환경단체 “철저 관리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잇따른 발병으로 닭과 오리를 대량 매몰 처리하면서 매몰지 일대의 침출수를 통한 2차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전북도는 가금류 225만 마리가 묻힌 전북 김제의 매립지 95곳 가운데 5곳을 점검한 결과, 1곳에서 침출수가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도는 나머지 매립지도 점검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을 매몰했기 때문에 이런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병한 전북 김제, 정읍, 순창 등지의 가금류 매립지 근처에는 121개 마을에 1만1500여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대부분 상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로 전염되는 조류 인플루엔자 특성상 이동을 제한함에 따라, 도살 처분된 가금류를 농장 주변에 대부분 매몰한 형편이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빠른 살처분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해 진행한 매몰작업이 지하수 오염 등 2차 환경피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비닐 몇 장 깔고, 석회를 덮는 것으로 매몰작업이 이뤄지다보니 침출수 유출과 지하수 오염의 가능성이 크다”며 “매몰지의 철저한 관리와 모니터링, 지하수 수질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매몰지역 근처에 침출수를 모을 수 있는 소형 저수지를 만들고 침출수를 희석시킬 수 있는 톱밥 등을 뿌려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우선 김제지역에 톱밥 500t을 확보했다. 또 사업비 730억원을 들여 발생농가 근처에 상·하수도를 설치하도록 정부에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박정배 전북도 축산경영과장은 “침출수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보고는 없지만,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만큼, 23일에도 전북지역 53곳을 점검해 악취방지제를 살포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살처분 작업이 대부분 끝나 매몰지 관리에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북도는 22일까지 고병원이 발생한 전북지역 6농가(김제 2, 정읍 3, 순창 1)를 포함해 모두 222농가, 가금류 455만7천마리를 살처분했다. 매립지는 7개 시·군에 걸쳐 166곳에 이른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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