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내년 흑자 전환 못하면 문 닫기로 결정
시, 융자금 대신 상환계획…“일시적 숨통 틔울뿐”
시, 융자금 대신 상환계획…“일시적 숨통 틔울뿐”
경북 구미시가 설립한 지방공기업인 구미원예수출공사(사장 김상호)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지방 공기업이 폐쇄 위기를 맞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구미시는 “행정안전부가 오랫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 회사가 2009년 말까지 흑자로 전환되지 않으면 문을 닫도록 하는 ‘청산 조건부 경영 정상화’결정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1997년 구미시의 출자금 25억원과 농협 융자금 146억8천만원으로 설립된 이 공기업은 1999년부터 옥성면 구미화훼단지 온실에서 국화를 생산해 일본으로 수출해왔다. 2000년부터 2003년 사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싼값에 일본에 국화를 수출하면서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2004년 1억5600만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005년에 15억6400만원, 2006년에 7억4200만원, 2007년에 6억7800만원 등 내리 4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환율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치솟은 기름값이 온실 관리비 상승을 부추켰다. 1년에 8억원 가량의 벙커시유를 온실 난방에 쓰고 있어 최근 기름값의 폭등으로 관리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적자가 커지자 구미시는 2006년 3월 경영진을 교체하고 정규직원과 비정규 직원 92명 가운데 20여명을 정리해고했으며, 지난해에도 20여명을 감원조치하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그 뒤 적자 폭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미시는 이 회사가 2017년까지 상환해야 하는 융자금 잔액 88억원을 대신 상환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조치가 일시적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겠지만 완전히 자생력을 갖추려면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구미원예공사 박세철 경영지원팀장은 “해마다 갚아야 하는 융자금 12억5천만원이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며 “구미시가 예산에서 융자금을 지원해주고 장기적으로 토지 개발 등 사업 다각화 방안을 마련하면 회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표고버섯을 수매해 파는 전남 장흥유통공사가 경영난으로 현재 청산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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