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하남시 화장장 갈등 일단락

하남시 광역 화장장 백지화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여왔던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황식 하남시장이 28일 오후 8시10분께 경기도청 신관 앞에서 광역 화장장 백지화와 경기도의 하남시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홍용덕 기자 [e-mail]

김문수 지사, 김황식 시장 만나 ‘백지화’ 합의
사업포기 대가로 하남시 숙원사업 지원 약속

경기 하남시 광역 화장장 건립 백지화를 놓고 마찰을 빚었던 경기도와 하남시가 화장장 건립을 백지화하는 대신, 중앙대 유치 지원 등 하남시 발전을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함으로써 25일여만에 갈등이 일단락됐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황식 하남시장은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1시간30분 동안 만난 뒤 합의안을 발표했다. 김 지사와 김 시장이 이날 발표한 합의안을 보면, 먼저 하남시는 광역 화장장의 백지화를 포함한 경기도의 화장장 정책을 따르기로 했다. 대신 경기도는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에 대해 중복 규제를 받는 하남시의 발전을 위한 전략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 지원 내역을 보면, 경기도는 △하남시의 중앙대 유치를 위한 기반시설 지원 △덕풍천 자연생태하천 조성 지원 △서울-하남간 상습정체 구간 해소를 위해 덕풍골 터널 사업 등 지원 △명품 아울렛 등 대규모 물류 기반시설 유치와 투자 지원 등을 하겠다고 합의했다.

합의안에 대해 김 지사는 “새로운 장사법 시행에 따라 광역 화장장 문제를 마무리하고 앞으로 시·군별로 화장장을 추진하되, 하남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도 “광역 화장장 건립에 대해 경기도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선을 앞둔 지난 4일, 박희태 한나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하남시 한나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경기도가 광역 화장장 건립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하면서 촉발된 양쪽의 갈등이 풀리게 됐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경기도의 하남시 지원안에 대한 구체적 재정운영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은데다, 하남시에 예산이 집중 지원되면, 다른 시·군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 시장은 “경기도가 광역 화장장 설치에 따른 인센티브 지원 등 수차례의 약속을 뒤집어 하남시민을 우롱했다”며 이날 오후 경기도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김문수 경기지사도 “광역 화장장을 유치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김 시장이었고, 서울시와의 빅딜 무산과 주민 설득 실패로 광역 화장장이 무산됐다”며 “사실을 왜곡한 채 경기도에 책임을 떠넘긴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