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원 비용 ‘부담’…신청교사도 거의 없어
김문수 경기지사가 지난해 9월 중산층 이상의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0세아(생후 12개월 이하) 가정보육 교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4개월 동안 시행한 결과, 9가정만 이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경기도의 말을 종합하면, 올 1월부터 숙련된 전문 보육교사가 ‘0세아’ 가정을 직접 방문해 일 대 일로 보육하는 가정보육 교사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월 100만원 안팎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중산층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경기도가 ‘자격 있고 믿을 수 있는 보육교사를 연결한다’는 취지로 시작됐으나 출발 초기부터 부유층을 위한 보육정책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경기도는 사업을 강행해 지난해 가정보육교사제에 2900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보육교사들의 교육비와 보험료 등 2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하지만 4월 말 현재 참가를 신청한 보육교사는 도내에서 보육시설에 취업을 하지 않은 2만5천여명 가운데 1.8%인 448명에 불과하다. 부모들의 이용률은 더욱 낮아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신청자 수는 47명뿐이고 실제 보육교사와 이어진 경우는 수원 3가정, 부천 3가정 등 모두 9가정에 그쳤다. 이용 가정의 부모는 대기업이나 항공사의 직원, 공무원 등이었다.
경기도는 이 제도의 이용 실적이 저조하자 보육교사의 자격을 5년 이상의 실무경력자에서 2년 이상의 실무경력자로 낮춰 보육교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일 대 일로 양질의 보육을 받게 하고 여유가 적은 사람은 보육시설에서 1 대 2나 1 대 3으로 보육을 받게 했다”며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소득층에 대한 맨투맨 홍보를 강화하겠다” 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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