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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반신마비도 막지 못한 그림 열정

등록 2008-05-08 23:09

이경학(휠체어)씨가 8일 오전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 부모님들에게 부치지 못한 엽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주/오윤주 기자 <A href="mailto:sting@hani.co.kr">sting@hani.co.kr</A>
이경학(휠체어)씨가 8일 오전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 부모님들에게 부치지 못한 엽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장애화가 이경학씨 그림엽서전
시인 이경학(49)씨가 화가로 돌아왔다.

이씨는 계간 <문학마을>로 등단해 2006년 2월 시집 <허공에 내가 묻어 있다>를 내고 독자들을 만나 왔다.

홍익대 미대를 나와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1985년 알 수 없는 뇌혈관 질환에 이어 척수 병변 등으로 왼쪽 몸과 하반신이 마비됐다.

오른손과 말하고 생각하는 기능만 빼고 신체 기능이 멈춰버린 그는 차고 넘치는 끼와 기를 글로 표현해 왔다.

고흐를 추앙하던 그는 시인에 앞서 화가였다.

누구보다 밝고 호탕한 성격으로 힘 있고, 큰 그림을 그렸던 그는 그리고 싶은 유혹을 작은 엽서에 담았다.

“그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지요. 그리지 않고는 숨이 붙어 있어도 사는 게 아니니까요.”

한 장, 두 장 엽서에 그림을 그려 띄운 것이 그만의 그림이 됐다.


그의 그림엽서는 들·풀·꽃·방앗간 등 주변의 사물 뿐 아니라 5·18민주화운동·환경·전쟁·평화·동북공정 문제 등 현실 참여에 이르기까지 경계가 없다.

홍익대 경영대 류춘호(49)교수 등 친구들이 그한테서 받은 그림엽서 170여장과 아프기 전에 그렸던 그림 등을 모아 8~11일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그림엽서전을 열고 있다.

전시된 모든 엽서들이 우체국을 통해 부쳐진 것이지만 지난해 5월26일 부모의 금혼식에 그린 엽서만은 부치지 못했다.

그는 “평생의 손발이 돼 준 부모님께 부칠 엽서를 그렸지만 가슴이 미어져 글을 쓰지 못하고 부치지도 못했다.”라며 “일 년 뒤 어버이날 전시회를 열어 부모님께 보여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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