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 현황
2003년 국내첫 발생 홍역
민·관 철저 방제로 ‘청정’
민·관 철저 방제로 ‘청정’
지난 달 전북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가 서울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충북과 경남, 제주 등에서만 발병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충북은 2003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곳이지만, 현재까지 5년째 ‘청정지역’을 지키고 있다.
충북의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경험이었다. 충북은 2003년 조류 인플루엔자의 발병 경험을 바탕으로 예방에 신경을 집중해왔다. 충북도 축산팀 신동앙씨는 “2003년 심하게 홍역을 치른 뒤 예방을 위한 치밀한 관찰과 철저한 방역, 축산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도 “아직까지 발병하지 않았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기분”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충북도는 그동안 22억5천여만원을 들여 가금류의 질병을 줄이는 왕겨 살포기, 고압 세척소독기, 개별 급수기, 온풍기 등을 축산 농가에 보급해왔다. 또 충북도와 시·군은 축산 농가들에게 소독약 9640㎏과 생석회 1040t 등 3억4천여만원어치를 지원했다.
축산농들도 조류 인플루엔자를 막기 위해 자발적인 예방 방역을 해왔다. 2003년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 뒤 충북의 닭·오리 농가와 마을 이장 등 947명은 220개의 자율 공동방제단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도 않았음에도 정부가 재래시장 토종 닭·오리 유통을 막자, 예방 차원에서 닭·오리를 파묻은 경우도 있었다. 진천군 진천읍 정연우(48)씨가 오리 1만 마리를 땅에 묻은 데 이어 영동군 전우성(55)씨도 자신이 기른 토종 닭 7천 마리를 스스로 매몰 처분하기도 했다.
다른 발병 지역으로부터 전염을 막기 위한 차단 작업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남은 도 경계, 고속도로 나들목 등 61곳에 방역 초소를 설치했고, 충북도 국내 첫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지역인 음성군 삼성·맹동 뿐아니라, 도 경계 16곳에 통제 초소를 만들어 조류 인플루엔자의 전염을 막고 있다.
이제껏 조류 인플루엔자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제주는 제주공항, 제주항, 한림항 등 곳곳에서 가금류의 유입을 막고, 고정·이동식 소독 장비를 가동하고 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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