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구성요건 10명→15명 추진…야당 “독점” 반발
경기도 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다른 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막기 위해 현재 10명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5~20명으로 강화하는 안을 추진중이다. 다른 당 소속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일당독재 체제를 만들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기도 의회의 한나라당 의원 63명은 정당의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현행 10명에서 15명으로, 2개 이상의 정당이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경우는 현행 15명에서 20명으로 각각 구성요건을 강화하는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 운영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13일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15일 운영위원회를 거쳐 16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에 대해 민노당 송영주(비례대표) 의원은 “도 지사도 도 의장도 한나라당 소속인 상황에서 도 의회의 교섭단체까지 한나라당이 독점하고 있다”며 “소수파의 목소리를 보장하는 것이 의회민주주의의 정신에 맞다”고 말했다. 무소속 윤화섭(안산5) 의원도 “후반기 의회 구성을 앞두고 한나라당 안에서 의장과 부의장, 11개의 상임위원장직을 다른 당에 한 자리라도 주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절대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이렇게까지 나선 다른 이유는 다음달 4일 경기도 9곳에서 열리는 도 의원 보궐선거 때문이다. 여기서 야당 의원들이 여럿 당선될 경우, 야당이 공동으로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의견이다.
이번 의안을 발의한 한나라당 오정섭(부천7) 의원은 “교섭단체가 하나 생기면 적은 수로도 큰 목소리를 내면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려 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고 의회 활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개정안을 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회(110명)와 비슷한 규모인 서울시 의회(106명)의 경우 교섭단체 구성요건이 10명 이상이며, 경기도 의회보다 숫자가 3배 가까운 국회도 20명 이상이다. 경기도 의회는 전체 의원 110명 가운데 10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며, 통합민주당 4명, 민주노동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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