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중’은 5·18 때 행방불명된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애달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어머니 삼례 역에는 송은정씨가 열연한다.
광주비극 담은 ‘상중’ 공연하는 극단 토박이
행불자 가족 아픔 담아
“5·18 슬픔 현재진행형”
민들레소극장서 막올라 “우리는 아직도 사라진 이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광주의 오월극단 ‘토박이’가 5·18 28돌을 맞아 행방불명자 가족의 애닲은 기다림을 그린 작품 ‘상중’(喪中)을 무대에 올린다. 공연은 16~20일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 거리 민들레소극장에서 일곱차례 이어진다. 평일 오후 7시, 주말 오후 4·7시에 무대가 열린다. 공연시간은 50분 정도이다. 희곡은 박정운씨가 쓰고 연출은 임해정씨가 맡았다.
제목인 상중은 주검이 없어 초상도 제사도 치르지 못한 채 가슴앓이를 하는 행방불명자 가족들의 비통한 상황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28년 전 5·18민중항쟁 때 행방불명된 아들을 기다리는 모정을 그렸다. 78살인 삼례 할머니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혼자서 아들 영식을 키웠다. 영식은 가난한 살림에 제대로 공부도 못하고 일찍부터 돈벌이에 나섰다. 결혼해 아들을 하나 두고 집도 장만했다. 그럭저럭 살만해진 영식은 1980년 5월 장사를 떠났다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삼례 할머니는 아들을 꼭닮은 손자 기태를 키우며 그를 기다린다.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가던 삼례 할머니는 동네가 재개발되면서 이사를 가야할지는 두고 손자와 다툼을 벌인다. 행여 아들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며 이사를 완강하게 반대하던 삼례 할머니는 결국 손을 들게 된다. 그렇지만 날마다 옛집을 찾아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연출자 임해정 대표는 “세월은 역사 속에서 사라진 수많은 사람을 잊게 만들지만 그 가족은 죽는 날까지 그 사람을 기억하며 기다린다’며 “5·18은 한때 있었던 사건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슬픔이자 아픔임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삼례역을 맡은 송은정씨는 “5·18을 비롯해 민주화 과정에서 사라진 희생자들의 가족이 겪어야 했던 통한을 어렴풋이 알 것같다”며 “5·18때 실종한 행방불명자 70여명을 기억하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무대”라고 소개했다.
토박이는 1983년 11월 연극인 박효선(98년 작고)씨를 주축으로 창단된 전문공연예술단체다. 창작극 ‘금희의 오월’ ‘모란꽃’ ‘청실홍실’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등으로 5·18의 정신과 진실을 널리 알려왔다. 90년대 초반 미국·캐나다 등지로 국외공연을 하고, 전국 여러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쳐 갈채를 받았다. 해마다 시민 연극교실과 어린이·청소년 연극학교를 개설해 연극 인구를 늘리는 데도 힘써왔다.(062)222-6280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5·18 슬픔 현재진행형”
민들레소극장서 막올라 “우리는 아직도 사라진 이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광주의 오월극단 ‘토박이’가 5·18 28돌을 맞아 행방불명자 가족의 애닲은 기다림을 그린 작품 ‘상중’(喪中)을 무대에 올린다. 공연은 16~20일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 거리 민들레소극장에서 일곱차례 이어진다. 평일 오후 7시, 주말 오후 4·7시에 무대가 열린다. 공연시간은 50분 정도이다. 희곡은 박정운씨가 쓰고 연출은 임해정씨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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