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미분양 1만6천가구 전환 확산
“미분양 아파트 증가 악순환 부를수도”
“미분양 아파트 증가 악순환 부를수도”
삼성물산, 대림건설, 롯데건설 등 건설업체들이 대구에서 앞다퉈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고 있어 전세값 폭락이 우려된다.
지역부동산업계는 19일 “건설업체들이 어마어마한 은행빚을 견디다 못해 골육지책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대림건설은 대구 달서구 성당동 옛 성당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장의 미분양 아파트 800여가구를 전세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 아파트는 모두 3446가구로 이 가운데 1038가구가 일반분양이지만, 분양한 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800가구가 넘게 분양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달서구 본리동 롯데캐슬(옛 능금아파트)도 일반분양 물량 가운데 미분양 아파트 80여가구를 곧 전세로 내놓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아직 전세 가격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 북구의 화성파크드림도 해결되지 않는 미분양 아파트 10가구를 전세로 내놓기로 했다.
이는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들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세라도 놔서 은행빚 등을 갚아 금융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현재 건설업체들의 공식집계로는 1만6천여가구로 확인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배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경제연구원 김영욱 원장은 “새 아파트 전세값이 매매가격의 67%선에서 거래되면 가격이 떨어지고, 이는 낡은 아파트 전세값 폭락으로 연결돼 결국 시민들이 새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아 미분양 아파트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외국계 자금이나 펀드자금이 미분양 아파트를 대규모로 구매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이때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겠다는 건설업체들의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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