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감독 사퇴 이어 예산 삭감까지
부천시가 추진 중인 부천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가 개막 4개월을 앞두고 행사 준비를 총지휘하는 총감독 겸 사무총장과 전문 스태프들이 무더기로 사퇴한 데 이어 행사 예산마저 삭감돼 행사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21일 부천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 준비위와 부천시의 말을 종합하면, 엑스포 총감독 겸 사무총장을 맡아온 권병웅 교수(중앙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부천시에 흐르는 광기-실권을 향한 마녀사냥’이란 이름의 성명을 발표하고 사퇴했다.
권 교수는 “지난 3월 총감독 부임 후 시민을 위하고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행사가 되도록 계획을 세우느라 퇴근 없는 야간작업을 계속해 왔다”며 “하지만 엑스포 조직위 이사회에서 한마디 상의 없이 사무총장직을 박탈하고 그 자리에 홍건표 시장의 친동생을 내정하자는 등 상식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감독은 또 “적절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몇 차례의 이권 개입을 정중히 거절한 적도 있다”며 “소중한 행사에 특정 인물들이 사익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행사기획 등을 맡아온 전문스태프 12명 가운데 9명이 권 교수와 함께 동반 사퇴해 행사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와 관련해 부천시 의회는 행사를 내년으로 연기하라고 권고한 데 이어 21일 열린 추경 예결산 심의에서 엑스포 행사 예산인 경기도 시책추진 보조금 20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부천시는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엑스포 행사비 64억원을 시예산 30억원, 경기도 지원 20억원, 입장권 판매 14억원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행사비의 30%에 달하는 예산이 삭감돼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참여예산 부천시민네트워크’도 성명을 내어 “사무총장 겸 총감독의 사퇴로 엑스포 파행이 불가피해졌다”며 엑스포 행사의 중단과 엑스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홍 시장은 지난 20일 열린 엑스포 이사회에서 “정책을 승인해 놓고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예정대로 행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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