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영석·영권·영만·영훈(왼쪽부터)씨가 최근 울산 동구 염포산에서 쓰레기 줍기 등을 한 뒤 함께 웃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장영권·영석·영만·영훈씨
어려운 생활 속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 우애
매주 부부동반으로 장애인 재활시설 찾아 네 형제가 같은 회사에서 20년 이상 함께 근무하면서 봉사활동으로 우애를 다지고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 장영권(57)·영석(55)·영만(48)·영훈(46)씨가 그들이다. 현대중공업에 처음 입사한 이는 첫째 영권씨다. 아홉 남매 가운데 맏이로 태어난 그는 경기도 안성시에서 가족과 함께 살다가 먹고살기 힘들자 중학교를 졸업한 뒤 소양강댐 건설현장에서 일했다. 이어 21살이던 1973년 홀로 울산으로 내려와 덤프트럭을 운전했다. 2~3년 뒤 부모가 동생들을 데리고 울산으로 내려왔으나 산자락에서 가족과 함께 천막을 치고 7~8년 동안 살았다. 11명의 대가족한테 셋방을 주려는 집주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77년 어머니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술로 세월을 보내던 아버지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던 그는 81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몇 달 뒤 사실상의 가장인 영권씨의 도움으로 고교를 졸업한 셋째 영만씨가 실습생을 거쳐 현대중공업에 들어갔다. 이어 고교를 졸업한 넷째 영훈씨가 두 형을 따라 입사했다. 둘째 영석씨는 82년부터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다가 87년 원청인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부서는 다르지만 현재 각자 현장에서 세계 최고 조선회사의 명성을 잇기 위해 22~28년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네 형제에 대해 동료들은 “열심히 일하고 우의가 돈독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첫째 영권씨는 “낯선 곳에 와서 갖은 고생을 하고 같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우애가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바쁜 일상을 보내던 네 형제는 2년 전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의기투합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지적장애인 재활시설인 ‘태연학교’와 ‘울산 참사랑의 집’을 찾아 원생들과 함께 놀아주고 세탁이나 청소 등 궂은 일을 한다. 울산노인나눔의 집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손발이 되어주고 목욕을 시켜드리며 말벗이 되어준다. 근처 산에 함께 올라 쓰레기를 줍고 회사에 헌혈차가 오면 앞장선다. 남편들을 따라 아내들도 봉사에 함께 나서 부부애와 동서간 우애도 두텁다. 네 형제가 함께 바라는 것이 있다. 탈 없이 모두 정년(58살)을 채우는 것과 함께 막내 영록(36)씨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영록씨는 현재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였다가 지난해 대우조선으로 인수된 울산 온산공단 신한기계에서 일하고 있다. 맏형 영권씨는 “막내가 같은 회사에 있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네 형제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며 “회사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세계시장을 주름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매주 부부동반으로 장애인 재활시설 찾아 네 형제가 같은 회사에서 20년 이상 함께 근무하면서 봉사활동으로 우애를 다지고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 장영권(57)·영석(55)·영만(48)·영훈(46)씨가 그들이다. 현대중공업에 처음 입사한 이는 첫째 영권씨다. 아홉 남매 가운데 맏이로 태어난 그는 경기도 안성시에서 가족과 함께 살다가 먹고살기 힘들자 중학교를 졸업한 뒤 소양강댐 건설현장에서 일했다. 이어 21살이던 1973년 홀로 울산으로 내려와 덤프트럭을 운전했다. 2~3년 뒤 부모가 동생들을 데리고 울산으로 내려왔으나 산자락에서 가족과 함께 천막을 치고 7~8년 동안 살았다. 11명의 대가족한테 셋방을 주려는 집주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77년 어머니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술로 세월을 보내던 아버지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던 그는 81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몇 달 뒤 사실상의 가장인 영권씨의 도움으로 고교를 졸업한 셋째 영만씨가 실습생을 거쳐 현대중공업에 들어갔다. 이어 고교를 졸업한 넷째 영훈씨가 두 형을 따라 입사했다. 둘째 영석씨는 82년부터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다가 87년 원청인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부서는 다르지만 현재 각자 현장에서 세계 최고 조선회사의 명성을 잇기 위해 22~28년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네 형제에 대해 동료들은 “열심히 일하고 우의가 돈독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첫째 영권씨는 “낯선 곳에 와서 갖은 고생을 하고 같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우애가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바쁜 일상을 보내던 네 형제는 2년 전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의기투합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지적장애인 재활시설인 ‘태연학교’와 ‘울산 참사랑의 집’을 찾아 원생들과 함께 놀아주고 세탁이나 청소 등 궂은 일을 한다. 울산노인나눔의 집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손발이 되어주고 목욕을 시켜드리며 말벗이 되어준다. 근처 산에 함께 올라 쓰레기를 줍고 회사에 헌혈차가 오면 앞장선다. 남편들을 따라 아내들도 봉사에 함께 나서 부부애와 동서간 우애도 두텁다. 네 형제가 함께 바라는 것이 있다. 탈 없이 모두 정년(58살)을 채우는 것과 함께 막내 영록(36)씨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영록씨는 현재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였다가 지난해 대우조선으로 인수된 울산 온산공단 신한기계에서 일하고 있다. 맏형 영권씨는 “막내가 같은 회사에 있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네 형제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며 “회사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세계시장을 주름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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