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보루 유적 지도
역사문화관 건립발표에 “사업중복 예산낭비”
서울 광진구가 국비와 시비 등 395억원을 들여 아차산 일대에 고구려를 주제로 한 역사문화 공간 건립 방침을 밝히자, 10년 넘게 고구려 유적 발굴과 정비 사업을 벌여온 경기 구리시가 발끈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범국민 성금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는 ‘고구려 역사문화 보존회’는 성명까지 내어 광진구를 비난하고 나섰다.
보존회는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의 ‘고구려 역사문화관’ 건립 발표와 관련해 “구리시에 추진 중인 ‘고구려 역사기념관’과 중복돼 예산 낭비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존회는 또 “구리시는 1994년부터 아차산 고구려 보루에 대한 발굴사업을 추진해 1998년부터 고구려 테마파크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다”며 “광진구는 역사문화관 건립사업 추진을 즉각 재고하고, 다른 사업을 통해 고구려 역사 지키기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보존회는 구리시 교문동 일대 3만3천㎡의 터에 연면적 9396㎡ 규모의 고구려 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해 국민모금 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23억원을 모았다.
구리시 엄기용 정책기획단장도 “광진구는 중랑구를 비롯해 서울 전 지역에서 나오는 고구려 관련 유적을 모두 끌어다 자신들이 ‘고구려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고구려 정신을 되살리겠다면 유적 발굴이나 보존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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