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두레 우리말 알리는 마당극
무분별한 영어 몰입교육을 꼬집은 마당극 <위민정음>이 30~31일 저녁 7시30분 청주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른다.
<위민정음>은 1984년 11월 청주에서 창단한 예술공장 두레가 만든 창작극이다.
임오섭씨가 쓰고 연출을 했으며, 임씨와 박미숙·박찬희·김창곤씨 등 두레 대표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다.
마당극은 우리말 한글의 과학성·우수성을 보여주면서 영어·한자 등 외래말이 더 우수한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1마당 ‘백성을 위한 글’과 2마당 ‘가갸거겨’에서는 세종대왕이 여러 사대주의 학자·관료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과 다른’ 우리글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3마당 ‘백성의 글을 태우다’는 연산군대에 이르러 훈민정음으로 된 책·자료가 재로 변하는 등 역사 속 한글의 우여곡절을 보여준다.
4마당부터는 영어 몰입 교육, 영어 공용어 제도 도입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이는 현실로 시간 여행을 한다.
5~7마당 ‘한글의 운명은’, ‘삼천리 영어강산’, ‘지옥도’에서는 영어 지상주의 세태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한글 경시 풍조를 탈춤·걸쭉한 입담 등으로 풀어놓는다.
연출을 맡은 임오섭씨는 “영어·한자를 쓰면 지식인이지만 잘 모르면 무식한 사람이 되는 세상, 외계어 인터넷 용어로 세대 간 소통이 끊기는 현실을 비판하고, 우리 놀이인 마당극을 통해 우리글과 사람을 생동감 있게 엮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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