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체육회 주최 대회 참가…“쇠고기 민심 못읽어” 비판
전국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 남구청장과 남구의회 의원 일부가 평일에 골프대회에 참가해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남구체육회는 월요일인 지난 2일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컨트리클럽 골프장에서 남구체육회 회원과 지역 유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회 남구청장배 골프대회’를 열었다. 참가비는 식사비 등을 포함해 1인당 4만원이었으며, 캐디피와 그린피 약 15만원은 따로냈다.
특히 김두겸 남구청장과 남구의회 의원 5~6명이 이날 대회에 참가해 18홀을 돈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구청장과 구의원들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남구의원 14명 가운데 10명은 한나라당 소속이고 4명은 민주노동당 소속인데,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골프대회에 초청받지 못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안성일 남구의회 의장은 참석은 했으나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 남구 체육회는 “이사들이 낸 특별회비로 대회 경비를 마련했으며 골프를 못 치는 의원들은 초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근명 울산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미국 쇠고기 수입을 두고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데 연간 5억여원의 구청 예산으로 운영되는 체육회가 평일에 특정인만 초청해 골프대회를 여는 것도 문제지만 구청장과 구의원들이 라운딩을 했다는 것은 선출직 공무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굳이 참석이 불가피했다면 시타만 하는 것이 옳았다”고 지적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에 이어 연례적으로 치르는 행사이고, 남구체육회 당연직 회장이어서 참석했을 뿐이지 골프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라운딩을 한 것은 아니다”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날마다 열리는 촛불시위는 특정 정당과 단체에서 주도를 해 구민 전체의 뜻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주부 서현아(40·울산 남구 무거동)씨는 “광우병 쇠고기 문제는 여야를 떠나 가족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고, 실제 촛불시위 집회 참석자들도 평범한 시민들이 대부분”이라며 “대통령도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더니 구청장도 구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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