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미·캐나다 예정…“논란 와중 사실상 관광” 비판
청와대가 반대 여론 등을 고려해 대운하 건설 논의를 유보했음에도, 경기 여주군 의회와 공무원들이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운하와 관련된 국외 연수를 떠나기로 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일정도 대부분이 관광성이다.
경기 여주군 의회(의장 이명환) 의원 7명 전원과 의회 사무과 공무원 3명 등 모두 10명은 오는 9일부터 9박11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국외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의회는 “새 정부의 대운하 건설 계획에 맞춰 미국, 캐나다 등 선진 운하의 운영 상황, 경제성, 문제점 등을 살펴봄으로써 한반도 대운하 여객·화물 터미널 유치를 추진중인 여주군 발전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연수 목적을 밝혔다.
이번 연수에는 1인당 450만원이 들어가는데, 군 의회는 의원 1인당 200만원을 지원하고, 공무원 세 명은 1인당 450만원씩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더욱이 이들의 일정 가운데 운하 관련은 오는 11일 미국 뉴욕의 상수도관리국, 16일 캐나다 토론토 웰런드운하, 17일 이리운하 등 3개뿐이다. 나머지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그리니치 빌리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 노트르담 성당 등을 관광하는 것이다. 운하 관련도 웰런드운하는 나이아가라폭포 관광용이고, 이리운하는 1800년대에 건설됐다가 현재 기능이 정지된 미국의 사적일 뿐이다.
여주 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은 “운하 견학이 아니라, 사실상 관광 일색”이라며 “이들이 둘러본다는 운하는 논란중인 한반도 대운하와는 판이하게 달라 보고 배울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명환 여주군 의장은 “대운하 계획은 유보됐을 뿐 백지화된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운하 건설의 찬반을 논하기 위해서라도 선진국 운하를 견학해야 한다”며 “의원들은 경비 일부를 냈고, 일정은 현재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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