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원지역 농민들과 청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1일 청원 미원 천주교 성당 옆 논에서 북한 주민돕기 통일 쌀 모내기를 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제공.
손모내기로 북한돕기 충북한마음
시민단체·농민 50여명
천수답 등 4㎡ 일궈
“북녘동포에 힘 됐으면” 지난 1일 충북 청원군 미원면 미원 천주교 성당 옆 논에서는 절묘한 흑백 조화가 이뤄졌다. 구릿빛 팔다리 사이에 하얀 팔다리가 군데군데 끼었다. 피아노 건반처럼. 구릿빛은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었고, 하얀 팔다리는 청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회원 등이었다. 농민들은 말없이 못줄을 넘겼지만 ‘하얀 다리 초짜’들은 모를 심는 시간보다 허리를 펴고 “아이고, 허리야”를 외치며 너스레를 떠는 시간이 많아 보였다. 그러나 논에서는 하루종일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도우려고 모내기에 나섰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6·15 공동실천 남측위원회 충북본부, 통일청년회 등 시민단체와 청원군 농민회원 등 50여명이 하루종일 비지땀을 흘렸다.
이들은 물 대기가 쉽지 않은 천수답, 산비탈 구불구불한 논 등 기계 모내기가 어려워 농사를 포기한 땅 4천㎡를 일궈 북한 주민을 도울 참이다. 이들이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미원초등학교 임홍빈 교장은 학교 실습용 땅 1150㎡를 내놨다. 이앙기를 쓸 수 있는 곳은 청원 농민들이 기계 품앗이로 모를 내고 나머지는 손 모내기를 하기로 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정책기획국장은 “고되지만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이었다”며 “성금품만 비죽 내밀기보다 우리의 땀이 밴 정성을 전달한다는 뜻에서 손 모내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내기를 한 뒤에도 가을 수확기까지 틈틈이 들러 벼를 돌보기로 했다. 이들의 목표는 40㎏짜리 벼 30~40개를 생산하는 것이다. 김희상 청원군 농민회 사무국장은 “모두 열심히 땀을 흘려 좋은 결실을 볼 것 같다”며 “우리의 땀이 북한 동포들의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내기를 계기로 청주 도시민과 농민을 잇는 ‘지역살림 농민시장’도 함께하기로 했다. 오는 28일 청주 분평동 원마루 공원에서 농민시장이 열린다. 이날 청원 농민들은 미원에서 빚은 막걸리와 화전·떡 등을 도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손수 기른 친환경 쌀·채소 등을 싸게 공급할 참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천수답 등 4㎡ 일궈
“북녘동포에 힘 됐으면” 지난 1일 충북 청원군 미원면 미원 천주교 성당 옆 논에서는 절묘한 흑백 조화가 이뤄졌다. 구릿빛 팔다리 사이에 하얀 팔다리가 군데군데 끼었다. 피아노 건반처럼. 구릿빛은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었고, 하얀 팔다리는 청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회원 등이었다. 농민들은 말없이 못줄을 넘겼지만 ‘하얀 다리 초짜’들은 모를 심는 시간보다 허리를 펴고 “아이고, 허리야”를 외치며 너스레를 떠는 시간이 많아 보였다. 그러나 논에서는 하루종일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도우려고 모내기에 나섰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6·15 공동실천 남측위원회 충북본부, 통일청년회 등 시민단체와 청원군 농민회원 등 50여명이 하루종일 비지땀을 흘렸다.
이들은 물 대기가 쉽지 않은 천수답, 산비탈 구불구불한 논 등 기계 모내기가 어려워 농사를 포기한 땅 4천㎡를 일궈 북한 주민을 도울 참이다. 이들이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미원초등학교 임홍빈 교장은 학교 실습용 땅 1150㎡를 내놨다. 이앙기를 쓸 수 있는 곳은 청원 농민들이 기계 품앗이로 모를 내고 나머지는 손 모내기를 하기로 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정책기획국장은 “고되지만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이었다”며 “성금품만 비죽 내밀기보다 우리의 땀이 밴 정성을 전달한다는 뜻에서 손 모내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내기를 한 뒤에도 가을 수확기까지 틈틈이 들러 벼를 돌보기로 했다. 이들의 목표는 40㎏짜리 벼 30~40개를 생산하는 것이다. 김희상 청원군 농민회 사무국장은 “모두 열심히 땀을 흘려 좋은 결실을 볼 것 같다”며 “우리의 땀이 북한 동포들의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내기를 계기로 청주 도시민과 농민을 잇는 ‘지역살림 농민시장’도 함께하기로 했다. 오는 28일 청주 분평동 원마루 공원에서 농민시장이 열린다. 이날 청원 농민들은 미원에서 빚은 막걸리와 화전·떡 등을 도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손수 기른 친환경 쌀·채소 등을 싸게 공급할 참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