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부부월급 각자 관리해 살림
결혼 15년차인 김아무개씨 부부는 결혼 뒤 ‘각자 살림’을 살았다. 아내 김씨는 자신의 소득을 양육비와 생활비로 썼고, 남편 서아무개씨는 자신의 소득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하면서 아파트 관리비, 자동차 구입 및 유지비용을 부담했다. 둘은 결혼 1년 뒤부터는 서로의 소득과 재산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았다. 부부는 2006년 10월부터 각방을 쓰며 남처럼 지냈다.
김씨는 생활비를 주지 않은 남편을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냈다. “서씨가 소득을 공개하지 않고 생활비를 주지 않았으며 김씨의 부모에게 무례하게 대했다”는 게 김씨가 주장한 이혼 사유였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김익현)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남편 서씨가 주거문제를 전담했고, 김씨 또한 자신의 소득 상황을 알려주지 않는 등 서씨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로서는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 남편에게 생활비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혼만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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