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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태조 이성계 초상화’ 곡절 끝에 전주 ‘귀향’

등록 2008-06-15 18:04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화·보물 제931호·사진)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화·보물 제931호·사진)
분향례때 파손되자 문화재청 ‘우리가 보관’
시민 반환운동…1년여 보수 거쳐 되돌아와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화·보물 제931호·사진)이 지난 12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 분과의 결정으로 원래 자리인 전북 전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문화재위원회는 “관리를 위해 특별한 이유 없이 일반에 공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며 반환을 결정했다.

■ 전주로 돌아오기까지 전주시 풍남동 경기전 안에 있던 태조 어진은 2005년 9월 서울로 잠시 옮겨졌다. 국립고궁박물관 개관행사 전시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달에 열린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이 태조 어진 훼손 사실을 밝혔다. 2000년 3월 전주 이씨 종친들이 분향례를 올리던 과정에서 태조 어진의 왼쪽 귀 옆부분 50㎝ 가량이 찢어졌던 것이다. 이 사실은 문화재청에 보고조차 되지 않았고, 문화재청은 “어진의 전주시 보관에 문제가 있다”며 반환을 미뤘다.

전주 시민들은 어진 반환운동을 전개했다. 전주문화재단은 정부와 정치인, 문화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반환운동을 벌였고, 전주역사박물관은 2006년 7월 경기전과 태조 어진의 관리·보존 방안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2007년 12월 ‘태조 어진 봉환 및 조선왕조실록 반환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 어떻게 보존·관리하나? 태조 어진은 2006년 1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일정으로 용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보수를 해 최근 끝마쳤다. 태조 어진은 다음달 전주로 반환될 예정이다. 그동안 태조 어진 원본은 전주시 풍남동 경기전 침실에 보관돼 왔고, 베껴 그린 어진이 침실 밖에 걸려 일반에 공개됐다. 반환되면 일단 안전한 국립전주박물관 수장고에서 관리한다.

전주시는 경기전 안에 유물전시관을 지어 어진을 영구히 보존할 방침이다. 유물전시관은 44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의 전통 목구조로 2009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조선 왕조의 발상지인 전주로 다시 돌아온 태조 어진을 앞으로 제대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 조선 왕의 어진 조선의 왕 가운데 사진이 함께 전하는 고종과 순종을 제외하고, 어진이 전해지는 경우는 태조 이성계, 영조(반신상·연잉군 시절), 철종 등 3명의 4점에 불과하다. 특히 조선의 건국자였던 태조의 어진은 조선시대에 전주 경기전, 함흥 준원전, 평양 숭녕전, 경주 집경전, 서울 선원전·영희전 등 8곳에 25~26점이 보관됐다. 그러나 전쟁 통에 대부분 사라지고, 경기전의 1점과 함흥 준원전의 사진만 남아 있다. 경기전의 태조 어진은 1410년 처음 그려진 것이 낡자 1872년 원본과 똑같이 베껴서 그린 것이다.

그런데 그 많던 조선 왕들의 어진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조선 때 왜란과 호란을 겪으면서 다수가 사라졌으며, 1950년 내전 때 나머지가 불탔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부산으로 피란을 가면서 어진을 비롯한 많은 문화재를 함께 가져갔으나, 갑작스런 화재로 어진 대부분을 잃었다. 영조의 연잉군 시절 어진과 철종의 어진 일부가 불탄 것도 그 때문이다.

1950년까지만 해도 남아 있던 어진들은 사진으로도 전하지 않는다. 이는 존엄한 왕의 모습을 함부로 사진 찍을 수 없었던 사정 때문이라고 전한다. 이 때문에 태종이나 세종 등 조선 왕 대부분의 생전 모습을 알 수 없게 됐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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