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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역 새 고가도로’ 누구 맘대로?

등록 2008-06-17 22:45

문광부·철도공사 “보존·활용안 논의중 일방발표” 당혹
문화재청도 “영향평가 살펴야”…시쪽 “경관 문제없다”
서울시가 옛 서울역 고가도로를 헐고, 새 고가도로를 짓겠다고 발표하자, 국가 사적인 서울역의 보존과 활용을 놓고 1년 가까이 머리를 맞대온 문화체육관광부와 철도공사가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새 고가도로 건설을 결정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문화재청도 고가도로의 설계안의 문화재 영향 검토 결과를 보고 문화재위원회에 판단을 맡길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공무원은 “도시경관이나 서울역 주변 공간의 역사성을 생각했을 때 서울역 바로 옆을 지나는 고가도로는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더욱이 지난해부터 서울역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연구해왔는데, 서울시의 발표가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철도공사에서 소유해온 서울역은 지난해 8월 문화재청으로 소유권이 이관됐으며, 같은달 문광부에서 관리를 위임받아 활용 방안을 연구해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문광부·문화재청·철도공사는 지난해 12월 서울역과 주변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심포지엄을 공동으로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서울역을 둘러싼 기관들의 ‘제멋대로’ 개발을 막기 위해서, 공동 협의체 구성 등이 제안되기도 했다.

철도공사도 새 고가도로 건설안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서울역 역세권 개발계획에 문제를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서울역 북쪽 부지 2만9000㎡에 대해 서울역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 방식을 놓고 고심 중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서울시의 계획이 철도공사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의 관계자는 “일단 서울시의 설계안에 대한 문화재 영향 평가를 기다려 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건축학)은 “서울시가 다른 기관들의 이견을 알고 있음에도 협의없이 새 고가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며 “불필요한 마찰과 시간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 건축가는 “서울역과 광장, 앞 차도와 철도부지, 대우빌딩 등은 앞으로 시베리아횡단 철도 연결 등에 대비해 관련 기관들이 협의를 거쳐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인석 도로계획담당관은 “새 고가도로는 옛 고가도로보다 서울역으로부터 거리도 17m 가량 더 멀고, 길이도 짧아져서 도시 경관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관련 기관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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