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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관객들 야유 클수록 기뻐요”

등록 2008-06-19 23:20

지난 14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대전 촛불문화제에서 극단 ‘좋다’가 대한 괴담 1탄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를 공연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대전 촛불문화제에서 극단 ‘좋다’가 대한 괴담 1탄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를 공연하고 있다.
대천촛불문화제 달군 마당극 ‘좋다’
미쇠고기·의료민영화·대운하 풍자
‘대한 괴담 시리즈’ 40일째 선보여
탄탄한 극본 배우들 재치가 ‘비결’

경쾌한 리듬에 맞춰 소 한 마리가 무대 한가운데로 뛰어나온다. 배시시 웃으며 어기적어기적 뛰는 폼이 심상치 않다.

무대 위 일가족은“‘쇠고기가 나타났다”며 비실대는 아들에게 쇠고기 먹일 꿈에 부풀어 덩실덩실 춤을 춘다. “나랏님이 못 먹는 백성을 불쌍히 여겨 값싼 쇠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주셨다”는 칭송이 이어지는데 ‘털썩’ 소가 주저앉는다.

40여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전 촛불문화제가 마당극단 ‘좋다’(madangjota.co.kr)의 대한 괴담 시리즈 공연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미국산 미친 소를 소재로 만든 1탄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 공연을 보며 배우의 몸짓, 발짓과 대사 한마디마다 손뼉치고 대답하며 일희일비했다.

‘좋다’의 대한 괴담 시리즈는 의료민영화를 풍자한 2탄 <내 무덤에 아까징끼를 발라다오>와 대운하의 폐단을 심청전 형식을 빌어 만든 3탄 <내 뼛가루를 대운하에 뿌려라> 등 3편으로 이뤄져 있다.

10~15분 안팎의 단막극이지만 사회성 짙고 완성도 높은 극본을 뼈대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배우들의 재치 넘치는 연기는 촛불 들고 거리로 나온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낸다.


마당극단 ‘좋다’는 2003년 10월 김인경씨 등이 시사성 있는 민중들의 이야기를 창작 마당극으로 전하고 싶어 창단했다. 현재 단원은 8명, 그동안 <누가>, <환경유람단>, <별유천지비인간>, <귀신은 뭐하나>, <그럴 리가 얼라리요>, <팔도에 고하노라>, <저 놀부 두 손에> 등 10여편의 창작극을 만들어 연 100여회씩 공연해 왔다.

‘좋다’는 발 빠른 창작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한 괴담 시리즈도 ‘광주 5·18 28주년 국민대회’에서 첫 선을 보였으니 단원들의 호흡, 연기력을 짐작할 수 있다.

미친 소 역을 맡은 이상범(27)씨는 “사회성 있는 작품을 대중과 가까이에서 공연하고 싶어 입단했다”며 “아직 수습단원이지만 관객들이 미친 소에게 보내는 야유가 클수록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기쁘다”고 말했다.

“극단 이름 ‘좋다’에는 가난해도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는 이웃들과 혼란스러워도 조금씩 전진하는 민주화의 발걸음, 한민족이 힘을 모아 통일의 문턱으로 나아가는 가쁜 호흡, 전통문화를 지키는 어깻짓이 ‘좋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김인경 대표는 “‘좋다’가 세상에 큰 고함이 될 때까지 부족한 능력을 키워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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